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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가 보는 세상] “끌 것인가, 탈 것인가”…서울의 터널에서 마주친 두 개의 선택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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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주의 앵글 ] “보행자의 공간, 지켜야 할 ‘느림의 권리’”


[서울=산타뉴스 성연주 기자] 서울의 한 터널 입구. 커다란 표지판이 단호하게 외친다.
“자전거 금지”, “킥보드 금지”
하지만 그 안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장면을 연출했다. 마치 90년대 인기 예능 프로그램 이휘재의 인생극장 속 장면처럼, 전혀 다른 선택을 하고 있었다.
자전거를 끌고 가는 사람 한 시민은 자전거를 천천히 끌며 터널을 건넜다. 속도 대신 질서를, 편의 대신 공존을 택했다. 표지판을 ‘지나치는’ 대신, 스스로 ‘지켜내는’ 선택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질주한 사람 또 다른 시민은 자전거에 탄 채 터널을 통과했다. 보행자들은 놀라 움찔했고, 경고는 공허한 장식이 됐다. 도시는 순식간에 ‘불안정한 빠름’ 위에 놓였다.
언뜻 사소해 보이는 장면. 그러나 이것은 매일 도심 곳곳에서 반복되는 작은 인생극장이다.
규칙과 효율, 질서와 편리함 사이. 우리 각자는 매 순간 선택의 무대 위에 선다. 그리고 묻는다.
“오늘, 나는 어떤 도시 시민으로 살아갈 것인가.”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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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산타가본세상#성연주의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