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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디지털 문해력 부족으로 가짜뉴스에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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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디지털 문해력 부족으로 가짜뉴스에 취약

산타뉴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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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추천 영상에 무방비 노출… 교육과 지원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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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유튜브 같은 온라인 플랫폼은 이제 젊은 세대뿐 아니라 노년층에게도 일상적인 매체가 됐다. 하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디지털 문해력이 낮아져 사실과 허위를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가짜뉴스나 과장된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휴대폰 속 영상, 그대로 믿는 노인들

 

서울 시내 공원이나 경로당에 가보면 휴대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는 어르신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직접 검색보다는 플랫폼이 자동으로 띄워주는 영상을 그대로 보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경에서는 비슷한 성향의 영상이 계속 노출되면서 한쪽 시각만 접하게 되고, 반대되는 사실 확인 기회는 줄어든다.

특히 ‘조회 수가 많다’거나 ‘많이 떠오르는 영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신뢰를 갖는 경우도 많아, 가짜뉴스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

 

디지털 문해력 격차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디지털 정보 활용 능력의 격차다.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의 80% 이상은 디지털 기기를 통해 얻은 정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거나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성인들의 경우 평균 70점대의 디지털 정보 평가 능력을 보였지만, 60세 이상은 40점대에 머물렀다. 이는 단순히 기기를 다루는 능력 부족이 아니라, 정보의 진위 여부를 가려내는 사고력 자체가 크게 떨어진다는 의미다.

 

알고리즘이 만드는 ‘정보의 울타리’

 

온라인 플랫폼은 대부분 알고리즘에 의해 작동한다. 사용자가 특정 영상을 시청하면 유사한 콘텐츠가 연속적으로 추천되는데, 이는 편향된 정보만 반복적으로 접하게 만드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알고리즘은 이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지만, 사실상 정보의 다양성을 제한하고 확증 편향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는다”며 “특히 디지털 약자인 노년층은 스스로 균형 잡힌 시각을 갖기 어렵다”고 우려한다.

 

필요한 지원과 교육

 

노년층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차원을 넘어,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가짜뉴스를 구별하는 방법, 출처 확인 습관, 다양한 매체 활용법 등을 체계적으로 안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역 사회 차원에서 스마트폰 활용 교육, 미디어 리터러시 강좌를 확대하고, 가족이나 청년 세대가 함께 돕는 프로그램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환경은 이제 전 세대의 생활 공간이 됐다. 하지만 연령대에 따른 문해력 격차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사회 전체가 왜곡된 정보에 쉽게 흔들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교육과 제도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노년층이 건강한 정보 소비자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류재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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