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갈등 줄이는 소통의 기술

직장인, 갈등을 줄이는 소통의 기술
‘말을 바꾸면 관계가 바뀐다’
직장은 다양한 이해관계와 성향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업무 성과를 내야 하는 압박 속에서 말 한마디, 표정 하나가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최근 기업 교육 현장과 조직 컨설팅 분야에서는 업무 역량만큼 중요한 능력으로 소통 기술을 꼽는다. 갈등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불필요한 충돌을 줄이고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은 분명 존재한다.
‘지적이 아니라 공격처럼 느껴졌어요’
IT기업에 근무하는 8년 차 대리 김모 씨는 팀장과의 갈등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회의에서 ‘이건 왜 이렇게 했어요?’라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질문이라기보다 추궁처럼 느껴졌어요. 이후엔 방어적으로 변했고, 팀장 말이면 일단 긴장부터 하게 됐죠.”
김 씨는 이후 사내 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소통 방식을 점검했다. 핵심은 의도와 전달 방식의 차이였다. 팀장은 문제 해결을 위한 질문이었지만, 질문의 맥락과 어조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상대에게는 책임 전가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갈등의 출발점은 사실이 아닌 해석
조직심리 전문가들은 직장 내 갈등의 상당수가 사실 자체보다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같은 말이라도 ‘왜 아직 안 됐어요?’는 질책으로,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같이 보죠’는 협업의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히 이메일이나 메신저처럼 비대면 소통이 늘어난 환경에서는 감정의 뉘앙스가 생략되기 쉽다. 짧고 효율적인 문장이 오히려 오해를 키우는 역설이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속도보다 맥락이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현장에서 검증된 소통 기술 3가지
첫째, 사람과 문제를 분리해 말하기다.
당신 방식이 문제가 아니라 이 방식에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식으로 문제를 객관화해야 한다. 이는 상대의 자존감을 지키면서도 핵심을 전달하는 방법이다.
둘째, 요청형 언어를 사용하는 습관이다.
‘이건 이렇게 하세요’보다 ‘이렇게 바꾸면 일정 관리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가능할까요?’라는 표현은 상대의 참여를 이끌어낸다. 권위보다 합의를 중시하는 최근 조직 문화에서 특히 효과적이다.
셋째, 감정의 언어를 인정하는 것이다.
‘기분 나쁠 필요는 없잖아요’보다 ‘그렇게 느낄 수 있겠네요’라는 한 문장이 갈등의 온도를 낮춘다. 공감은 동의가 아니라 이해의 표현이라는 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소통은 기술이자 태도입니다’
대기업 인재개발원에서 조직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 한 전문가는 ‘소통은 타고나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학습 가능한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갈등 상황에서 즉각 반응하기보다 한 박자 쉬고 말의 목적을 점검하는 훈련이 중요하다’며 ‘이 말이 관계를 개선하는가, 감정을 풀어내기 위한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성과 중심 조직에서 관계 중심 조직으로
성과를 중시하는 문화 속에서 소통은 종종 부차적인 문제로 취급돼 왔다. 그러나 협업이 일상화된 현대 조직에서 갈등 관리 능력은 곧 생산성과 직결된다. 말의 방향을 바꾸는 작은 연습이 팀 분위기를 바꾸고, 나아가 조직 문화를 바꾼다.
직장에서의 소통은 단순한 말하기가 아니다. 그것은 신뢰를 쌓고, 갈등을 예방하며, 함께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업무 역량 그 자체다. 결국 잘 일하는 직장인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가 잘 듣게 말하는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