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받은 은혜, 이제야 갚습니다”

추석을 앞둔 전북 군산의 한 주민센터에 뜻밖의 손님이 다녀갔습니다.
평범한 옷차림의 중년 여성이 작은 봉투 하나를 내밀고는 이내 발걸음을 돌았습니다. 봉투 안에는 5만 원권 지폐 20장, 그리고 짧지만 깊은 사연이 담긴 글귀가 적혀 있었습니다.
“40년 전 은혜를 지금 갚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
100만 원에 담긴 감사의 마음
이 여성은 자신의 이름도, 구체적인 사연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과거 이 동네에서 큰 도움을 받은 적이 있어 그 은혜를 잊지 못했다”는 짧은 말을 남겼습니다. 그렇게 전해진 100만 원은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저소득 가정과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이게 됩니다.
월명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기부자의 따뜻한 마음이 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주었다”며, “명절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더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지는 나눔의 손길들
군산 월명동은 예전부터 주민들의 따뜻한 나눔이 이어지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도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저소득층 40가구를 찾아 송편·한과·소고기 등 ‘한가위 꾸러미’를 전했고, 한 주민은 모친상을 치른 뒤 어머니의 뜻을 기리며 컵라면 30박스를 기부했습니다.
작은 정성이 모여 큰 희망이 되는 이 마을은, 이번 익명 기부를 계기로 다시 한 번 ‘함께 사는 공동체의 의미’를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40년을 품어온 따뜻한 빚 갚기
익명을 택한 기부자의 선택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은혜에 대한 감사’와 ‘이웃과의 연대’의 가치를 보여줍니다. 40년 동안 마음에 간직해 온 빚을 이렇게 따뜻하게 갚아낸 사연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 한편을 따뜻하게 적십니다.
다가오는 명절, 이번 기부는 단순히 돈의 액수가 아니라 세월을 뛰어넘는 감사와 나눔의 힘을 우리 사회에 전해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