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보충용 ‘모유 시장’ 확산, 그 실태와 논란

최근 미국에서는 보디빌더들이 운동 보조 식품 대신 모유를 구매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모유가 근육 발달과 면역력 강화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믿음으로 수십만 원어치를 한 번에 주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성인에게 모유가 특별한 효과를 준다는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며 경고하고 있다.
SNS가 키운 ‘모유 판매 부업’
원래 모유 거래는 미숙아나 영유아를 돕기 위한 기부·판매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 시기 “모유가 면역력을 강화하는 슈퍼푸드”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장이 확대되었고, SNS가 이를 더욱 부추겼다. 페이스북,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는 모유 판매 후기와 성인 인증 영상이 올라오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과거에는 1온스(약 28g)에 650원 정도였지만, 현재는 평균 2600원, 경우에 따라 6만 원 이상에 거래되기도 한다.
일부 산모들은 이를 부업으로 삼아 매달 일정한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사업자금 마련이나 생활비 보충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규직처럼 매일 생산한다”는 산모들
조지아주의 한 간호사는 지난 5월부터 모유 판매를 시작해 몇 달 만에 약 100kg을 판매했다.
10개월 동안 1400만 원 이상을 벌어들인 사례도 있다.
판매자들은 하루 절반 이상을 모유 생산, 펌핑, 냉동 보관, 광고, 배송에 투자하며 “정규직처럼 일하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일부는 NICU(신생아 집중치료실) 인증을 받아 위생적으로 관리하며, 드라이아이스 포장으로 전국 배송을 진행한다. 주문이 몰리자 예약제로 운영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전문가 경고: “효과는 플라시보뿐”
영국 런던 퀸메리대 연구팀은 성인이 모유를 섭취해도 특별한 의학적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모유 속 항체와 성장 인자는 성인 위산과 소화 효소에 의해 대부분 분해되며, 실제로는 흡수되지 않는다. 따라서 건강 효과는 심리적 만족감, 즉 플라시보에 가깝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영양 보충을 원한다면 검증된 단백질 보충제나 균형 잡힌 식단이 더 안전하다”며 모유를 성인이 섭취하는 행위는 과학적·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SNS가 주도하는 ‘모유 단백질 셰이크’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학적 검증이 없는 상태에서 확산되는 이 문화는 위생 문제와 건강 위험을 동반할 수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