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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에서 생명 구하고 포상금은 이웃에게…‘택배 의인’ 박동호

전미수 기자
입력
4m 아래 하천에 추락한 70대 구조한 제천 택배인…받은 상품권 100만원 추석 앞두고 청소년·저소득층 위해 기부
택배 의인’ 박동호(왼쪽 셋째)씨가 제천시에 성금 100만원을 건넸다. [사진제공 제천시]
택배 의인’ 박동호(왼쪽 셋째)씨가 제천시에 성금 100만원을 건넸다. [사진제공 제천시]

길 위에서 발견한 위급한 순간을 지나치지 않았던 택배인이 이번에는 자신에게 돌아온 포상금을 이웃에게 내놓았다. 충북 제천에서 택배업에 종사하는 박동호(60) 씨제이대한통운 제천 집배점장은 지난 27일 상품권 100만원을 제천시에 기부했다. 지난 5월 하천에 추락한 70대 노인을 구조한 공로로 받은 포상이다.

 

박 점장이 구조에 나선 것은 지난 5월 16일 오후 2시께였다. 제천시 덕산면의 한 도로 아래 하천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70대 노인을 발견했다. 노인이 떨어진 곳은 도로에서 약 4m 아래였다.

 

그는 현장을 외면하지 않았다. 구조대와 함께 노인을 안전하게 구조하는 데 힘을 보탰다. 평소 택배 업무로 지역 곳곳을 오가던 그의 눈에 위급한 상황이 들어왔고,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제천경찰서는 박 점장의 구조 활동에 감사장을 전달했다. 씨제이대한통운도 그를 ‘택배 의인’으로 선정하고 상품권 100만원을 부상으로 지급했다.

 

그런데 포상은 박 점장의 손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그는 받은 상품권 전액을 제천시에 기부했다. 추석을 앞두고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과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보탬이 됐으면 한다는 뜻도 전했다.

 

구조와 기부가 별개의 선택처럼 보이지만 박 점장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맞닿는 지점이 있다. 그는 2008년부터 택배 일을 해왔다. 오랜 시간 제천의 골목과 마을을 오가며 주민들의 일상 가까이에서 일했다.

 

현재는 제천경찰서와 택배 기사들이 협력하는 ‘택배 순찰대’에도 참여하고 있다. 택배 기사들이 배송 업무 중 발견한 실종·가출 관련 상황이나 교통사고, 범죄 의심 정황 등을 경찰에 알리며 지역 치안을 돕는 활동이다.

 

택배 차량이 매일 오가는 골목과 마을은 이들에게 단순한 배송지가 아니다. 주민들의 일상이 펼쳐지는 현장이자 이상 징후를 빠르게 발견할 수 있는 생활권이기도 하다. 박 점장이 하천 아래에서 도움을 요청하던 노인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일상의 동선에서였다.

 

박 점장은 자신의 행동을 특별한 일로 여기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고, 예상하지 못했던 포상을 받게 돼 이웃에게 돌려주기로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가 기부처로 염두에 둔 대상도 분명했다. 추석을 앞두고 생활이 어려운 청소년과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랐다.

 

이번 기부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금액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발견했을 때 외면하지 않았고, 그 행동으로 받은 보상을 다시 지역사회에 돌려놓았다는 데 있다.

 

2008년부터 이어온 택배 일, 생활 현장을 살피는 택배 순찰대 활동, 그리고 지난 5월의 구조까지. 박 점장의 행보에는 자신이 매일 지나온 지역을 조금 더 세심하게 바라보는 태도가 배어 있다.

 

택배 기사의 하루는 수많은 주소를 찾아가는 일로 채워진다. 그날 제천 덕산면에서 박 점장의 시선은 배송지가 아닌 하천 아래에 멈췄다.

 

그리고 석 달여 뒤, 구조 현장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100만원의 기부로 다시 제천의 이웃들에게 향했다.

 

박동호라는 이름 앞에 붙은 ‘택배 의인’이라는 말은 그렇게 한 번의 구조에서 끝나지 않았다.

전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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