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트럭 몰며 고물 주워 이주노동자 8천 명 품은 목사, 김성함

새벽이면 트럭 한 대가 김해 골목을 천천히 돈다.
폐지와 고철을 모아 번 돈은 갈 곳을 잃은 이주노동자들의 쌀과 생필품이 된다.
20여 년 동안 같은 하루를 반복해 온 김성함 목사가
최근 유튜브를 통해 다시 알려지며 그의 삶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김 목사의 활동은 1998년 갈 곳을 잃은 베트남 노동자 한 명을 집으로 데려오면서 시작됐다.
잠시 머물 곳을 내어준 일이 계기가 됐고,
이후 산업재해와 회사 부도, 임금 체불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주노동자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은 집에서 함께 생활했다.
하지만 찾아오는 사람이 늘면서 축사를 고쳐 쉼터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이곳을 거쳐 간 이주노동자는 8천여 명으로 알려져 있다.
김 목사는 쉼터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직접 폐지와 고철을 모았다.
새벽마다 트럭을 몰고 골목을 돌고,
고물상에서 받은 돈으로 식재료와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일이 오랜 일상이 됐다.
수익은 많지 않았지만 쉼터를 이어가는 데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었다.
쉼터에서는 숙식만 제공하지 않았다. 밀린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새로운 일자리를 연결했으며, 한국 생활에 필요한 언어와 정보를 함께 나눴다.
갑작스럽게 삶의 기반을 잃은 사람들이 다시 일상을 준비하는 공간이었다.
2008년 MBC 사회봉사상 대상은 그의 활동을 널리 알린 계기가 됐다.
이후 기독문화대상 봉사부문 등을 수상하며 오랜 헌신을 인정받았다.
한우리외국인선교센터와 한우리선교교회를 통해 이어온 활동은
지금도 김해에서 계속되고 있다.
최근 그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다시 관심을 받는 이유는 특별한 이야기가 새로 생겨서가 아니다. 오랫동안 변하지 않은 하루가 있었기 때문이다.
새벽 트럭에 실린 폐지와 고철은 오늘도 누군가의 식탁을 채우고,
다시 일어설 시간을 만들어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