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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으로 집 없는 친구 돕고 싶다”…노벨문학상 수상자 앤 카슨의 따뜻한 소감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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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소식보다 상금 나눌 곳 먼저 생각한 76세 시인…국경없는의사회에도 꾸준히 기부

 

국내 도서 판매량 203.9배 급증…40대 여성 독자 가장 많아

 

앤 패트리샤 카슨 (Anne Patricia Carson, 1950년 6월 21일 출생)은 캐나다의 고전학자, 작가, 학자입니다. [사진제공 위키백과]
앤 패트리샤 카슨 (Anne Patricia Carson, 1950년 6월 21일 출생)은 캐나다의 고전학자, 작가, 학자입니다.   [사진제공 위키백과]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캐나다 출신 시인 앤 카슨(76)이 수상 상금으로 어려운 친구를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자택에서 수상 소식을 접한 그는 집이 필요한 친구와 평소 후원해 온 국경없는의사회를 먼저 떠올렸다.


세계적인 문학상을 받게 된 순간에도 카슨의 일상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집에서 차를 마시며 책을 읽다가 부엌 바닥을 청소하던 중 전화가 여러 차례 걸려 왔지만, 그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남편의 권유로 다시 연락한 뒤에야 노벨문학상 수상 사실을 알게 됐다.


예상하지 못한 수상 소식에 카슨은 아이슬란드 공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며 특유의 유머를 드러냈다.


그러나 상금에 관한 질문에는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노벨상 공식 전화 인터뷰에서 상금을 어떻게 나눌지 생각하고 있다며 집이 필요한 친구가 한 명 있다고 밝혔다. 평소 국경없는의사회에도 꾸준히 기부해 왔다고 덧붙였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분쟁과 재난, 질병 등으로 의료 지원이 필요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국제 인도주의 의료단체다. 카슨은 구체적인 기부 금액이나 상금 사용 계획까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수상 직후에도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수상 소식은 국내 서점가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11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8시부터 11일 오전 9시까지 카슨의 도서 판매량은 수상 발표 전 평균 판매량보다 203.9배 증가했다.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은 『빨강의 자서전』이었으며, 『녹스』와 『남편의 아름다움』이 뒤를 이었다. 예스24에서도 수상 발표 직후 12시간 동안 카슨 작품 판매량이 전날 같은 시간대보다 184배 늘었다. 특히 『빨강의 자서전』은 367배 증가했다.


독자층에서도 특징이 나타났다. 교보문고 구매자 가운데 여성은 73.5%, 남성은 26.5%였다. 연령별로는 40대가 28.6%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3.2%를 차지했다. 전체 구매자 중 40대 여성의 비중이 22.6%로 가장 높았다.


1950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카슨은 시인이자 고전학자, 번역가다. 토론토대학교에서 고전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여러 대학에서 고대 그리스 문학을 가르쳤다. 고전문학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구축해 왔다.


2024년에는 파킨슨병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건강상의 어려움에도 창작 활동을 계속해 온 그는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다시 세계 문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상 이후 어떻게 축하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카슨은 화려한 행사 대신 숲을 걷겠다고 답했다. 전화에서 벗어나 자연의 고요함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는 것이었다.


부엌을 청소하다 세계적인 문학상의 주인공이 된 시인. 수상 소식에 세계가 들썩이는 동안 카슨의 마음 한편에는 집이 필요한 친구가 있었다.


그가 상금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노벨문학상을 받은 날, 그가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자신의 성공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었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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