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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낭만, 건강을 위협할 수도… 전문가가 말하는 길거리 음식의 함정”

산타뉴스 안성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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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도메인
[퍼블릭 도메인]

해외여행을 떠나면 현지 문화를 가장 가까이 체험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길거리 음식이다. 

저렴한 가격과 독특한 맛, 그리고 현지인들과의 소통까지 가능해 여행자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심코 먹었다가는 식중독이나 위생 문제로 여행이 망가질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뜨겁게 조리된 즉석 음식만 선택하라”

 

인도 요리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집필한 콜린 테일러 센은 수십 차례 인도를 방문하면서 두 차례 심한 식중독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길거리 음식은 반드시 갓 조리된, 뜨거운 상태에서 먹는 것이 원칙”이라며 “미리 만들어둔 음식을 내밀 경우 직접 다시 조리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인구의 10%가량이 오염된 음식으로 고통을 겪고, 40만 명 이상이 식중독으로 사망한다. 그만큼 음식 위생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문제다.


 식중독 위험을 키우는 요인들

 

미국 코넬대 식품과학과 애비 스나이더 교수는 길거리 음식이 위험한 이유로 ▲덜 익힌 조리 ▲적절치 않은 온도에서 오래 방치된 음식 ▲조리 도구나 손의 교차 오염을 꼽았다. 

 

그는 “가정과 달리 조리 과정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탓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인 앨빈 리 미국 일리노이 공대 연구소장은 “굽기, 튀기기, 끓이기처럼 고온 조리법은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데치거나 살짝 익힌 음식은 조심해야 한다”며 “공용 소스통에 여러 손님이 같은 수저를 사용하는 장면이 보인다면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현명하게 즐기는 요령

 

여행지에서 길거리 음식을 안전하게 즐기려면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손님이 많은 가게 : 음식이 빠르게 팔려나가 신선도가 높다.

조리 환경 확인 : 판매자가 돈을 만진 손으로 음식을 다루거나, 불결한 물에 식기를 씻는다면 즉시 자리를 옮겨야 한다.

즉석 과일주스 : 껍질째 판매되는 과일을 사용하고, 위생 장갑을 낀 판매자가 눈앞에서 직접 손질하는 경우에만 안심할 수 있다.

물과 얼음 주의 : 수돗물이나 얼음을 섞은 음료는 피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상하수도 관리가 철저한 일부 선진국(유럽연합,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페루 리마에서 음식 투어를 진행하는 가이드 페르난도 로드리게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생 상태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라며 “작은 습관 하나가 여행 전체의 안전을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맛도 중요하지만 안전이 먼저”

 

길거리 음식은 분명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요소다. 그러나 현지의 풍미를 즐기려는 마음이 지나쳐 경계심을 잃는다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뜨겁고 즉석에서 만든 음식만 먹고, 위생 상태를 꼼꼼히 살피는 것”을 안전한 원칙으로 꼽는다. 결국 여행의 추억을 좋은 기억으로 남기기 위해서는 현명한 선택과 주의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안성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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