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AI에 역량 총결집”
구윤철 부총리 발언을 중심으로 본 AI 대전환의 의미
“이제는 옷을 갈아입듯 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입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이 말은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한계를 넘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절박한 선언이다.
그리고 그 전환의 중심에는 ‘피지컬 AI’가 있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데이터 연산을 넘어, 로봇·자율주행차 등 물리적 시스템에 인공지능을 융합해 현실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기술이다. 이는 제조업 중심의 한국 산업 구조에 AI를 접목해 실물기반 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열쇠다.
구 부총리는 지난 29일 열린 ‘제2회 미래전략포럼’에서 “한국은 제조·데이터·정보통신기술(ICT) 등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피지컬 AI 분야에서 미국 등 주요국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단순한 가능성의 언급이 아니라, 정부의 전략적 방향을 명확히 제시한 것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AI 15대 선도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하고, 관련 예산을 올해 3조3000억 원에서 2026년 10조1000억 원으로 대폭 증액한다. 여기에 민간자금 75조 원, 국민성장펀드 150조 원까지 투입해 산업 전반의 AI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산업 생태계 전체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다.
흥미로운 점은 정부의 역할 변화다. 구 부총리는 “이제는 정부가 주도하기보다 기업이 중심이 되어 시장에 나가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는 조력자로 역할을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과거 국가 주도형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민간의 창의성과 시장의 역동성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을 선언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뿐 아니라 대학과 연구기관에도 새로운 책임을 요구한다. 권오현 중장기전략위원회 위원장은 “이제는 다시 기업가 정신을 되살리고, 대학도 미래 인재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피지컬 AI가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력을 강조했다.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패스트 팔로어’로서 세계 기술 흐름을 따라잡는 데 집중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그 궤적을 바꿀 수 있는 결정적 순간이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나라가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자 답이다.
정부의 선언은 시작일 뿐이다. 진정한 변화는 기업의 도전, 대학의 혁신, 그리고 국민의 참여 속에서 완성된다. 대한민국이 피지컬 AI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세계 무대에서 다시 한 번 기적을 써 내려갈 수 있을지, 지금이 그 시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