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700번의 약속… 부천 헌혈왕 박기식 씨의 조용한 기록
![헌혈 700회를 달성한 박기식씨. [사진제공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60107/1767791875374_21333393.jpg)
경기도 부천에 사는 박기식 씨(58)가 2025년 12월 28일, 부천 헌혈의집 상동센터에서 700번째 헌혈을 달성했다. 18세에 첫 헌혈을 시작한 이후 40년간 이어진 기록이다.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에 따르면 헌혈 700회 달성자는 전국에서 10여 명에 불과하다.
박 씨의 헌혈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그는 학업과 직장 생활, 가족을 돌보는 일상 속에서도 정기적인 건강 관리와 일정한 헌혈 주기를 지켜왔다. 혈액원 관계자들은 “오랜 기간 꾸준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기 관리가 필수”라며 “박 씨의 기록은 개인의 의지와 생활 습관이 만든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의 헌혈은 나눔으로 이어졌다. 박 씨는 헌혈증서를 백혈병어린이재단과 주변 이웃에게 기부해왔다. 헌혈이 끝이 아니라, 필요한 곳으로 연결되는 과정까지 책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혈액 치료가 필요한 환자와 가족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박 씨가 헌혈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는 마음이었다. 그는 헌혈을 ‘삶을 더 건강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엔도르핀’이라고 표현했다. 꾸준한 헌혈이 자신에게도 규칙적인 생활과 건강 점검의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이제 목표는 900회다. 박 씨는 “올해부터 헌혈이 가능해진 자녀에게 헌혈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주고 싶다”며, 기회가 된다면 가족과 함께 헌혈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개인의 실천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바람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안정적인 혈액 수급을 위해 정기 헌혈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계절·상황에 따라 혈액 수급이 흔들리는 현실에서, 장기 헌혈자의 꾸준함은 의료 현장의 안전망이 된다. 박 씨의 기록은 그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숫자보다 태도다.
40년 동안 같은 자리로 돌아온 선택은 특별한 결심이 아니라 생활의 습관이었다.
박기식 씨의 헌혈은 조용하지만 구체적인 도움으로 이어졌다.
누군가의 하루를 지키는 혈액 한 팩이, 또 다른 내일을 만든다.
그가 세운 기록은 기록으로 남고, 그의 방식은 따라 할 수 있는 기준으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