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을 지킨 ‘공항의 산타들’
인천국제공항 한켠에서, 크리스마스가 아니어도 산타는 존재했다.
눈에 띄는 빨간 옷 대신 침착한 손길과 빠른 판단으로, 한 사람의 생명을 지켜낸 ‘공항의 산타들’ 이야기다.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이학재)는 지난 6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상주직원쉼터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50대 남성 상주직원이 자원봉사자와 상주직원들의 신속한 구호활동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되찾았다고 8일 밝혔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오정환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여러 상주직원이 함께 있었다. 이들은 공항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약 10분간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고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즉시 부착하는 등 침착하고 정확한 초동 대응을 이어갔다.
그 결과 환자는 현장에서 의식을 회복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생명의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이번 구조의 중심에는 오정환 자원봉사자가 있었다.
![오정환 자원봉사자는 1985년부터 길병원 영상의학과 방사선실에서 근무했으며, 2018년까지 가천대학교 교수로 재직한 의료 분야 경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초기 대응에 나섰다.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60109/1767912285378_703736408.jpg)
그는 1985년부터 길병원 영상의학과 방사능실에서 근무했으며, 2018년까지 가천대학교 교수로 재직한 의료 현장 전문가다. 은퇴 후에도 그의 시간은 멈추지 않았다. 2022년부터 인천공항 자원봉사단에 합류해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사람을 돕는 삶을 이어오고 있다.
오정환 자원봉사자는 “30년 넘게 병원에서 근무하며 쌓은 경험이 긴급한 순간 큰 도움이 됐다”며 “무엇보다 인명사고를 막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 속에는 직업을 넘어 삶으로 체득한 책임감이 배어 있었다.
인천공항공사는 2001년 개항과 함께 자원봉사단을 발족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현재 활동 중인 자원봉사자는 약 160여 명. 이 가운데 약 80%가 60대 이상이지만, 영어는 물론 일본어·중국어 등 다양한 외국어에 능통해 365일 공항을 찾는 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친절하고 정확한 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여행객의 길을 안내하고, 위기의 순간에는 생명을 살리는 손길이 된다.
인천공항 자원봉사자들은 오늘도 묵묵히 공항을 지키는 ‘일상의 산타’다.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기적은 거창한 선물이 아니라,
바로 지금 누군가의 곁에 있어주는 용기에서 시작된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