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이 경쟁력이다

밥상에서 드러나는 경쟁력,
한국인이 자주 실수하는 비즈니스 식사 매너
비즈니스 협상에서 성패를 가르는 것은 계약서만이 아니다. 식탁 위에서의 태도와 말 한마디가 신뢰를 만들기도, 관계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이 일상이 된 지금, 식사 매너는 더 이상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한국인들이 비즈니스 식사 자리에서 무심코 저지르는 실수들이 반복되고 있다.
가장 흔한 실수는 식사 속도와 태도다. 상대보다 지나치게 빨리 먹거나, 반대로 상석 인물이 아직 수저를 들지 않았는데 먼저 식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울의 한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는 김모 부장은 ‘회의에서는 완벽하던 후배가 식사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계속 확인하고 음식을 급히 먹어 인상이 크게 나빠진 적이 있다’며 ‘상대방은 그 사람의 업무 태도까지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과도한 음주 권유 역시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한 잔 더’라는 문화가 여전히 미덕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있지만,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명백한 결례다.
실제로 국내 기업과 협업 경험이 많은 한 해외 바이어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의사를 여러 번 밝혔는데도 계속 권유받아 불편했다’며 ‘그 회사와의 재계약을 망설이게 된 계기 중 하나였다’고 털어놓았다.
식기 사용에서도 실수가 잦다. 음식을 씹는 소리가 크게 나거나, 젓가락으로 반찬을 뒤적이며 고르는 행동, 국그릇을 들고 마시는 습관은 비즈니스 식사 자리에서는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 특히 공유 접시에서 개인 젓가락을 그대로 사용하는 행위는 위생과 배려 측면 모두에서 지적 대상이 된다.
대화 매너 또한 중요하다. 식사 자리에서 지나치게 개인적인 질문을 하거나, 정치·종교처럼 민감한 주제를 꺼내는 경우가 있다.
한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는 ‘비즈니스 식사는 친목을 다지는 자리이지 친밀함을 강요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상대가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는 중립적 화제가 기본’이라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비즈니스 식사 매너의 핵심을 상대 중심의 배려로 요약한다. 먼저 수저를 들지 않는 절제, 상대의 식사 속도에 맞추는 여유, 음주와 음식 선택에 대한 존중, 그리고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집중력이 기본이라는 것이다.
한 기업 교육 전문가는 ‘식사 매너는 단기간에 드러나는 인성의 축소판’이라며 ‘작은 행동 하나가 조직과 개인의 신뢰도를 동시에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 식사는 또 하나의 회의이자, 말 없는 자기소개서다. 밥상 위의 태도가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 매너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