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야간 돌봄 서비스

밤에도 아이 맡길 곳이 있다 - ‘야간돌봄’ 확산
맞벌이·야간근무 가정의 돌봄 공백 메운다 — 영유아에서 초등학생까지
[산타뉴스=기획취재] 오후 7시가 넘어 어린이집과 학교의 돌봄이 끝나도 부모의 일과는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병원·유통·서비스업 종사자나 교대근무자, 자영업자처럼 늦은 시간까지 일해야 하는 부모들에게 아이를 맡길 곳을 찾는 일은 매일 반복되는 고민이다.
그동안 조부모나 민간 돌봄에 의존했던 이른바 ‘저녁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야간돌봄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부모의 근무시간에 맞춰 돌봄도 길어진다
야간돌봄은 어린이집이나 학교의 정규 돌봄시간이 끝난 뒤에도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서비스다. 영유아에게는 야간연장·24시간 어린이집이, 초등학생에게는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 우리동네키움센터 등이 활용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아이돌보미가 가정을 방문하는 방식도 운영된다.
특히 2026년 3월부터 야간연장 어린이집의 보육료 지원 한도가 개선되면서 이용 부담도 줄어들었다. 야간연장 어린이집은 늦은 밤까지, 24시간 어린이집은 부모의 야간·교대근무 등에 맞춰 돌봄을 제공한다.
중요한 변화는 돌봄의 시간을 기관 중심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의 생활시간에 맞추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퇴근할 때까지 안전한 돌봄 서비스
초등학생 돌봄도 저녁 이후로 확대되는 추세다.
서울시는 지역아동센터와 우리동네키움센터 등을 활용해 야간 연장 돌봄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시설은 밤 10시를 넘어 자정까지 아이들을 돌본다.
경기도 역시 ‘360 언제나 돌봄’을 통해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긴급·야간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넓혀가고 있다.
야간근무를 하는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퇴근이 늦어지는 날이면 아이가 혼자 있을까 봐 업무에도 집중하기 어려웠다”며 “몇 시간이라도 안전하게 기다릴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단순히 몇 시간 아이를 맡아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에게는 안정적인 근로 여건을, 아이에게는 안전한 저녁시간을 보장하는 사회적 돌봄망인 셈이다.
시설 확대 넘어 ‘내 집 가까운 돌봄’으로
그러나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지역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의 수가 다르고, 돌봄 인력이 부족한 곳에서는 원하는 시간에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특히 야간시간은 인력 확보와 안전관리 부담이 커 단순히 운영시간만 늘리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돌봄 현장의 한 관계자는 “시설 숫자도 중요하지만 부모가 갑자기 야근하거나 긴급한 일이 생겼을 때 집 가까운 곳에서 실제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생활권 중심의 촘촘한 돌봄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출생 시대에 필요한 것은 출산을 권유하는 구호만이 아니다.
아이를 낳은 뒤 부모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고,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도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있어야 한다.
낮에만 작동하는 돌봄에서 벗어나 밤까지 이어지는 돌봄으로 가는 변화, 그것은 부모 개인에게 맡겨졌던 육아의 시간을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과정이다.
밤에도 꺼지지 않는 돌봄의 불빛이 많아질수록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도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