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뉴스/오늘 산타
오늘의 산타

불길 앞에서도 멈추지 않은 용기

산타뉴스 안대준 기자
입력
수정
서귀포 의용소방대장 부부, 신속한 대응으로 이웃의 집과 마음을 지켜내다

 

조선옥 남원여성의용소방대장 [사진제공 제주소방안전본부]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주택에서 갑작스러운 화재가 발생했지만, 마을을 지켜온 의용소방대장 부부의 침착한 대응 덕분에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소화기 들고 불길 속으로

 

지난 7일 저녁, 주택 한 채에서 에어컨 작동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불꽃이 치솟았다. 집 안은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 찼지만, 그 순간 현장을 지나던 조선옥 남원여성의용소방대장과 남편 권형택 씨가 주저 없이 뛰어들었다. 두 사람은 가까이 있던 소화기를 들고 직접 불길을 잡았고, 전기 차단까지 마친 뒤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화재를 진정시켰다.

만약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면 주택 전체로 불이 번져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빠른 판단과 침착한 대응으로 피해는 최소화됐다.

 

“이웃을 지켜 기쁘다”

 

조 대장은 “그동안 의용소방대 활동을 하며 익힌 초기 대응 요령이 큰 도움이 됐다”며 “무엇보다 이웃의 안전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고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편 권 씨 역시 “위급한 순간 망설일 수 없었다. 우리 집처럼 생각하며 몸이 먼저 움직였다”고 말했다.

 

일상의 영웅, 마을의 든든한 버팀목

 

평소에도 조 대장은 남원읍 곳곳에서 화재 예방 캠페인과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그에게 ‘의용소방대장’이라는 직책은 단순한 역할을 넘어, 마을 공동체를 지키는 책임 그 자체였다. 이번 화재에서도 그와 남편은 훈련된 대원처럼 움직였고, 이웃들은 “마을에 이런 든든한 분들이 있어 다행”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골든타임 지킨 작은 기적

 

화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골든타임’이다. 불길이 번지기 전 단 몇 분의 대응이 생명을 살리고, 집을 지켜낸다. 이번 사건은 전문 소방 인력이 도착하기 전에도 ‘우리 곁의 작은 영웅’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서귀포의 한적한 마을에서 벌어진 이 작은 기적은, 누군가의 용기와 헌신이 얼마나 큰 울림을 줄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불길 속에서 이웃을 먼저 생각한 조선옥 대장 부부는 그날, 분명히 마을의 가장 빛나는 이름 없는 영웅들이었다.
 

안대준 기자 [email protected]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