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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스마트폰 자율 문화’…법보다 강했다

산타뉴스 김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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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수성초, 학생회 주도 규칙으로 교내 스마트폰 사용 자제
충북 수성초등학교 사진제공 수성초등학교
충북 수성초등학교 [사진제공 나무위키]

민주적 의사결정과 놀이·독서 문화 확산, 법안 논란과 대비

학생 주도 규칙, 교사·학부모 협력

 

수성초 학생들은 등교와 동시에 스마트폰 전원을 끄고 가방에 넣습니다. 

수업은 물론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후에도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습니다. 

학생회가 ‘순찰’을 돌며 규칙을 함께 지키도록 돕고, 위반이 반복되면 학부모에게 가정지도를 부탁하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 사이의 갈등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교사는 “아이들이 왜 규칙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때문에 불편해도 자발적으로 지키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놀이·독서·대화로 채운 시간

 

스마트폰을 내려놓은 학생들은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하거나 대화를 나누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게임과 SNS로 갈등이 잦았지만, 올해는 학생들 사이에서 “함께 노는 시간이 더 즐겁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민주적 문화의 힘

 

이 같은 변화는 혁신학교 운영 경험에서 비롯됐습니다. 

수성초는 과거 ‘행복씨앗학교’로 지정돼 학생회의 권한을 강화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교사 주도로 운영됐지만 점차 학생들이 회의 안건을 올리고 결정권자가 되면서 민주적 문화가 정착했습니다.

예산 지원은 사라졌지만 학생회의 자율성과 참여 문화는 이미 뿌리내려, 별도의 보상이 없어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스마트폰 사용 제한 법안’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성초 사례는 규제보다 학생들의 자발성과 민주적 결정 과정이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법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약속이 학교 문화를 바꾼다”는 점에서 교육 현장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김란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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