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의 〈잊혀진 계절〉
일명 “10월의 마지막 밤”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서정적이고 애잔한 이별가로 손꼽히는 곡입니다.
가사와 곡조의 정서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서, 지금도 매년 10월의 마지막 날 밤이면 라디오에서 자동으로 울려 퍼지는 “국민 계절송”이 되었습니다.
이 노래의 작곡가는 이범희(李範熙)입니다.
그는 1970~80년대에 송골매, 윤수일, 이용 등과 함께 활동하던 작곡가로,
특히 서정적인 멜로디를 만드는 데 탁월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가 만들어질 당시, 그는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 직후였습니다.
그 감정이 멜로디 전체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작곡 당시의 실제 사연
여러 인터뷰와 회고에 따르면 이범희는 1981년 무렵 한 연인과 깊은 사랑을 나누고 있었으나
결혼을 앞두고 가정 형편 차이로 연인이 떠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 며칠 동안 피아노 앞에 앉아 멜로디를 반복적으로 만들었고,
그 슬픔이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로 이어진 것입니다.
원래는 이범희가 멜로디만 완성해 두었고,작사가 박건호가 그 곡을 듣고 “계절이 사라지는 밤의 이미지”를 붙였습니다.
박건호가 처음 붙인 가사는 “9월의 마지막 밤”이었으나,곡 발표 시점이 10월이 되어 ‘10월의 마지막 밤’으로 수정되었습니다.
작곡가 이범희는 훗날 방송에서 “그 한 줄(10월의 마지막 밤)이 내 곡의 운명을 바꿨다”고 회고했습니다.
작곡적 특징
단조(Gm)로 시작하지만 후렴에서 살짝 전조(轉調) 되며,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부분에서 희미한 희망의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엔딩은 다시 원조로 돌아와 끝내 닿지 못한 감정으로 마무리됩니다.
이 구조가 “잊혀진 사랑이 다시 떠올랐다가 이내 사라지는”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