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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정년 연장 기획 3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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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계속 고용의 조건은
65세 정년 연장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목표가 단순히 퇴직 시점을 늦추는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65세 정년 연장 기획 ③】

 

 나이 연장만으론 실패   —  한국형 계속고용의 조건

 

65세까지 ‘같은 자리’가 아니라 ‘맞는 자리’

 

 

편집자주 |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들어서면서 65세 정년 연장이 중요한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습니다. 

산타뉴스는 일본의 30년에 걸친 고령자 고용 실험을 살펴보고,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와 기업 경영에 미칠 영향, 세대가 함께 일하는 한국형 계속고용의 해법을 3회에 걸쳐 모색합니다.

 

 

일률적 연장보다 선택 가능한 계속고용

 

한국형 제도는 법정 정년을 어느 날 일률적으로 65세로 올리는 방식보다 

단계적 계속고용을 중심으로 설계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일정 연령에 도달한 근로자가 희망하고 직무 수행이 가능한 경우, 기업이 정년 연장이나 재고용, 근로시간 단축 가운데 적절한 방식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본도 정년 연장, 정년 폐지, 재고용 가운데 기업이 선택하도록 했다. 

다만 일본처럼 재고용자의 신분과 임금을 지나치게 낮추면 

‘싼값에 고령자를 사용하는 제도’로 변질될 수 있다. 

같은 가치의 일을 한다면 연령과 관계없이 합리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직무와 책임에 따른 임금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첫째, 임금체계를 직무 중심으로 바꿔야 

 

우리 기업의 연공형 임금체계에서는 근속연수가 늘어날수록 임금도 함께 상승한다. 

이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정년만 연장하면 기업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고령 근로자의 경험과 숙련을 존중하되, 실제 맡은 직무와 책임, 근로시간에 따라 임금을 결정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가 아니라, 업무 내용의 변화를 전제로 한 직무형 임금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둘째, 중소기업에는 별도의 지원이 필요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똑같은 시기와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 

인력과 재정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충분한 준비기간을 주고, 

고령자 계속고용 장려금과 사회보험료 지원, 작업환경 개선 비용을 확대해야 한다.

 

육체노동 비중이 높은 제조업과 건설업에서는 근로시간 단축과 직무 전환도 필요하다. 

현장 작업자가 교육 담당자나 안전관리자, 품질관리자, 기술 전수자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직무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셋째, 청년 채용과 세대 협업을 연결해야 

 

정년 연장 기업이 청년 채용까지 줄이지 않도록 세대상생형 지원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고령 근로자가 청년에게 기술과 업무 경험을 전수하는 멘토링 직무를 맡고, 

기업이 청년을 함께 채용할 경우 세제와 고용장려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고령자의 숙련과 청년의 디지털 역량을 결합하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한 자리를 두 세대가 차지하는 구조’가 아니라 ‘두 세대가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넷째,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일본은 노력 의무에서 시작해 의무화로 넘어가기까지 오랜 시간을 들였다. 

우리 역시 공공부문과 인력 부족 업종, 대기업부터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중견·중소기업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정부는 명확한 시행 일정을 제시하되 노사에 충분한 준비기간을 제공해야 한다. 

직종별 차이와 건강 상태, 개인의 삶의 계획을 고려해 근로자가 연장 여부와 근무 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래 일하는 사회보다 잘 일하는 사회로

 

65세 정년 연장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에 가깝다. 

그러나 목표가 단순히 퇴직 시점을 늦추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안정적인 소득, 적정한 임금, 건강한 근로환경, 청년의 취업 기회가 함께 보장돼야 한다.

 

일본의 30년 실험이 남긴 결론은 분명하다. 나이만 늘려서는 성공할 수 없다. 

직무와 임금, 교육과 복지, 세대 간 역할을 함께 바꿔야 한다. 

대한민국이 만들어야 할 것은 ‘65세까지 버티는 직장’이 아니라, 

능력과 희망에 따라 세대가 함께 일할 수 있는 새로운 노동사회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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