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산타클로스협회 ‘연예인 산타’였던 개그맨 박준형…‘전유성상’ 첫 주인공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21일 오후 7시 열린 제1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제1회 개그맨 전유성 상을 수상한 코미디언 박준형. [사진제공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조직위원회]](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60824/1787578211749_271551772.jpg)
웃음을 만드는 무대가 귀해진 시대, 개그맨 박준형이 고 전유성의 이름을 딴 첫 번째 상의 주인공이 됐다. 박준형은 지난 21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1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제1회 ‘개그맨 전유성상’을 수상했다.
공개 코미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박준형에게 이번 수상은 남다르다. TV 공개 코미디의 부침과 변화의 시간을 지나온 그가 여전히 ‘개그맨’이라는 이름으로 관객 앞에 서 있기 때문이다.
전유성상은 지난해 9월 25일 세상을 떠난 고 전유성이 한국 코미디계에 남긴 발자취와 열정을 기리기 위해 올해 신설됐다. 고인의 뜻을 이어 한국 코미디 발전에 힘을 보탠 이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박준형이 첫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시상은 전유성의 오랜 벗인 코미디언 이홍렬이 맡았다.
박준형은 첫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제가 이걸 받아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고 밝혔다. 무대에서는 “수상자가 돼서 정말 기쁘고 선생님, 선배님이 너무 많이 생각난다”고 전유성을 떠올렸다.
숙연해질 수 있는 순간은 개그맨답게 웃음으로 풀었다. 전유성의 성대모사를 하며 살아 있었다면 “내가 살아있을 때 만들지 그랬냐”고 했을 것이라고 말해 객석을 웃게 했다. 먼저 떠난 선배를 추억하는 방식도 박준형다웠다.
이번 수상은 공개 코미디가 지나온 시간을 함께 돌아보게 한다.
한때 주말 저녁이면 온 가족이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을 기다렸다. 방송 다음 날 학교와 직장에서는 유행어가 오갔다. 박준형은 바로 그 공개 코미디 전성기를 대표했던 얼굴 가운데 한 명이다.
하지만 방송 환경이 달라지면서 공개 코미디의 입지는 크게 줄었다. 대표적인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오랜 기간 폐지되기도 했고, 신인 개그맨이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대중에게 이름을 알릴 기회도 예전보다 적어졌다.
유명 개그맨들의 활동 영역은 예능 진행과 방송, 유튜브 등으로 넓어졌다. 새로운 길이 열린 반면 ‘개그맨이 개그를 하는 무대’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일은 한동안 귀해졌다.
그 시간을 지나 박준형이 다시 ‘개그맨’이라는 이름으로 상을 받았다. 그것도 한국 코미디의 길을 개척한 전유성의 이름을 딴 첫 번째 상이다.
박준형은 “의미가 너무 큰 상을 받아서 영광”이라며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 관객과 코미디를 이야기하고 함께 웃을 기회를 얻은 데 고마움을 전했다.
수상 소감의 마지막은 동료들에게 향했다. 그는 “더욱 더 열심히 개그하는 코미디언 되겠다”고 말한 뒤 많은 코미디언에게도 큰 박수를 보내달라고 관객에게 부탁했다.
![국제산타클로스협회 한국지부 남철희 회장과 개그맨 박준형의 모습 [사진제공 국제산타클로스협회 한국지부]](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60825/1787588059102_254195676.jpg)
박준형과 ‘산타’의 인연은 2014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2월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14 코리아 크리스마스 페어’에서 박준형은 (사)한국산타클로스협회 산타클로스 스타봉사단의 ‘연예인 산타’로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당시 행사는 한글 디자이너 이상봉의 재능기부로 제작된 산타클로스 모자와 목도리를 판매하고,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과 단체를 찾아 나눔을 전하기 위해 마련된 사회공헌 행사였다.
박준형은 12월 12일 일일 판매도우미로 현장을 지켰다. 관람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무대인사에 참여하며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보탰다.
당시 산타클로스 스타봉사단에는 박준형을 비롯해 김보성, 임창정, 씨스타, B1A4, 홍진영, 윤정수, 쿨의 김성수 등 여러 스타가 동참했다. 수영선수 박태환도 2014 아시안게임에서 착용했던 수영복과 모자를 기부하며 힘을 보탰다.
그날 박준형의 역할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일이었다. 물건 판매를 돕고 사진을 찍으며 유명인의 참여를 시민의 관심과 나눔으로 연결했다.
시간이 흘러 박준형은 부산에서 다시 관객 앞에 섰다. 이번에는 산타 모자가 아니라 전유성의 이름이 새겨진 상을 들었다.
올해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레전드의 귀환’을 내걸었다. 오는 30일까지 10개국 52개 팀이 공연을 펼치며, 개막식에는 약 1800명의 관객이 객석을 채웠다.
코미디의 무대는 이제 TV에만 있지 않다. 공연장과 유튜브, 숏폼 등으로 빠르게 넓어졌다. 형식은 달라졌지만 새로운 코미디언이 등장하고 선배와 후배가 함께 웃음을 만들어갈 무대의 필요성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 시기에 전유성의 이름을 딴 상이 만들어졌고, 첫 번째 수상자로 박준형이 호명됐다.
박준형은 이날 긴 말 대신 자신의 다음을 이야기했다.
“더욱 더 열심히 개그하는 코미디언 되겠다.”
그의 다음 무대를 기다려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