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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향기 | “오디세이아”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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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결국 무엇을 위해 살아 가는가
사람은 무엇을 위해 먼 길을 견디는가. 수많은 유혹과 상실을 지나서도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은무엇인가를 묻는 작품이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시련을 건너 마침내 ‘돌아갈 곳’을 찾아가는 인간의 대서사시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남긴 《오디세이아》는 수많은 괴물과 신, 

폭풍과 유혹이 등장하는 장대한 모험담이지만 

그 깊은 곳에는 전쟁을 마친 한 인간이 사랑하는 가족과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간절한 귀향의 마음이 흐르고 있다. 

 

트로이 전쟁에서 지략으로 이름을 떨친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는 

10년에 걸친 전쟁이 끝난 뒤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가 기다리는 고향으로 향하지만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면서 그의 귀향길은 다시 10년이라는 긴 방랑으로 이어진다.

 

괴물보다 무서운 것은 인간의 욕망

 

오디세우스의 항해는 인간이 살아가며 만나는 시련을 상징하듯 험난하다.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의 동굴에 갇혔다가 뛰어난 지혜로 탈출하고, 

마녀 키르케의 마법을 견뎌내며, 아름다운 노래로 뱃사람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세이렌의 유혹 앞에서는 자신의 몸을 돛대에 묶은 채 위험한 바다를 통과한다. 

스킬라와 카리브디스라는 두 괴물 사이를 지나며 동료를 잃고, 

풍랑에 배가 부서져 홀로 남은 뒤에도 그는 끝내 귀향의 뜻을 버리지 않는다.

 

그가 맞서는 것은 괴물만이 아니다. 

안락함과 사랑, 명예와 욕망도 그의 발길을 붙잡는다. 

특히 아름다운 님프 칼립소는 그에게 머물 것을 권하지만 오디세우스가 원하는 것은 

영원한 안락함이 아니라 늙고 평범하더라도 자신을 기다리는 

아내와 고향으로 돌아가는 삶이었다. 

 

《오디세이아》에서 가장 먼 거리는 바다의 거리가 아니라 욕망을 이겨내고 

자신의 본래 자리로 돌아가기까지의 마음의 거리인지도 모른다.

 

기다리는 사람에게도 긴 여행은 있다

 

이타카에서는 아내 페넬로페가 남편을 기다리고 있다. 

오디세우스가 죽었다고 믿는 구혼자들이 왕궁을 차지하고 재혼을 압박하지만, 

페넬로페는 낮에 시아버지의 수의를 짜고 밤이면 다시 풀어내면서 

시간을 벌어 남편에 대한 믿음을 지킨다. 

 

바다 위에서 오디세우스가 폭풍과 싸웠다면 페넬로페는 고향에서 기다림이라는 또 하나의 긴 항해를 견딘 셈이며, 

아들 텔레마코스 역시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통해 소년에서 책임 있는 인간으로 성장한다.

 

마침내 이타카에 돌아온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신분을 감춘 채 왕궁의 현실을 살피고, 구혼자들을 물리친 뒤 페넬로페와 재회한다. 

수많은 섬과 바다를 지나온 그의 긴 여행은 결국 처음 떠났던 자리에서 끝난다.

 

그래서 《오디세이아》는 단순한 영웅의 모험담이 아니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먼 길을 견디는가, 

수많은 유혹과 상실을 지나서도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 작품이다.

 

 우리 역시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때로 길을 잃고 풍랑을 만나지만, 

끝내 돌아가야 할 곳을 잊지 않는다면 다시 항해를 시작할 수 있다. 

오디세우스의 귀향이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온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삶이란 어쩌면 멀리 떠나는 일이 아니라, 

수많은 시련을 지나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곳이 어디인지를 깨닫고 

마침내 그곳으로 돌아가는 긴 여행인지도 모른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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