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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칩을 넘어 로봇의 두뇌로…엔비디아, 차세대 전략 가속화

산타뉴스 안성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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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부터 물류·의료까지 산업 전반 확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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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로봇용 차세대 칩 모듈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이번에 공개된 제품은 단순한 연산 장치를 넘어 로봇의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를 앞당길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로봇 칩 ‘젯슨 토르’ 공개

 

엔비디아는 현지시간 25일 차세대 로봇 칩 모듈 ‘젯슨 AGX 토르(Jetson AGX Thor)’를 발표했다. 이 칩은 엔비디아의 최신 GPU 아키텍처 ‘블랙웰’을 기반으로 설계돼 이전 세대보다 최대 7배 이상 성능이 향상되었으며, 128GB 메모리를 탑재해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시각 AI 모델을 로봇에 직접 구동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인터넷 연결 없이도 사전 학습된 모델을 현장에서 즉각 실행할 수 있어, 물리적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반응하는 능력이 크게 강화됐다. 가격은 3,499달러로 책정됐으며, 개발자 패키지 형태로 제공돼 연구자와 기업들이 시제품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 양산 단계에서는 대량생산용 모듈 ‘토르 T5000’으로 전환이 가능해, 개발 효율성과 비용 절감 효과가 동시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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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산업으로 확산

 

엔비디아는 젯슨 토르를 제조, 물류, 운송, 의료, 농업 등 산업 전반의 로봇 두뇌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스타트업 피겨AI(Figure AI)는 해당 칩을 활용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며, 아마존 로보틱스는 물류센터 자동화에 적용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어질리티 로보틱스 같은 로봇 기업들도 협력 사례로 거론된다.

중장비 제조사 캐터필러는 자율주행 건설 장비 개발에 이 칩을 적용해, 기존 산업의 자동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로봇 직접 제조하지 않는다…MS식 플폼 전략

 

눈길을 끄는 점은 엔비디아가 로봇을 직접 만들지 않고, 칩과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생태계를 주도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체제 윈도를 통해 PC 생태계를 장악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200만 명 이상의 개발자와 7천여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아이작(Isaac)’과 ‘코스모스(Cosmos)’ 같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I가 실제 세계에서 움직이며 추론하는 피지컬 AI의 전환기에 들어섰다”며 “머지않아 로봇 산업에서도 챗GPT 같은 혁신의 순간이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출 비중은 아직 1%, 성장률은 ‘폭발적’

 

현재 로보틱스 부문 매출은 엔비디아 전체의 약 1%에 불과하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2025년 2~4월 기준 자동차 및 로보틱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늘어난 5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AI칩 시장에서의 우위를 기반으로 로봇 생태계 전반을 장악하려는 장기 전략을 본격화했다고 분석한다.
 

 

안성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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