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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팔아 모은 30만원, 이웃의 밥상이 되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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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성건동 70대 어르신, 올겨울 두 번째 나눔 실천
폐지 주워 마련한 30만원 기부한 A씨(오른쪽)  [사진제공 경주시] 
폐지 주워 마련한 30만원 기부한 어르신(오른쪽). [사진제공 경주시] 

 

경북 경주시에 사는 70대 어르신이 폐지를 팔아 모은 돈 30만 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했다. 기부는 지난 12월 말, 경주시 성건동행정복지센터에서 이뤄졌다. 어르신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어르신은 평소 골목길과 재래시장을 돌며 폐지를 모아왔다. 그렇게 차곡차곡 모은 돈을 봉투에 담아 “어려운 이웃에게 써 달라”며 조용히 건넸다. 큰 말도, 특별한 요청도 없었다.


그는 “몸은 조금 고달파도 이 돈이 누군가에게 따뜻한 밥 한 끼가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말은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들에게도 오래 남았다.


이번 기부는 일회성이 아니다. 어르신은 지난 4월, 경북 북동부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폐지를 팔아 마련한 10만3천여 원을 기부했다. 산불 피해 현장을 떠올리며 “무너진 집터와 울고 있는 이웃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했다.


성건동행정복지센터는 어르신의 기부금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2026 나눔캠페인’을 통해 지역 내 취약계층 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식비와 난방비 등 겨울철 생활에 필요한 곳에 우선 쓰일 계획이다.


센터 관계자는 “금액의 크기보다 마음의 무게가 훨씬 크게 느껴지는 기부”라며 “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어르신의 하루는 여전히 폐지를 줍는 일로 채워진다.
하지만 그 손에서 나온 돈은 누군가의 저녁이 되고, 방 안의 온기가 된다.
기부는 여유에서만 나오는 선택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보여준다.
조용한 나눔 하나가 지역의 겨울을 조금 덜 춥게 만든다.
그 온기는 오늘도 다른 사람의 삶으로 건너가고 있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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