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예술
문화

시낭송 공연

산타뉴스 나상만 칼럼
입력
부주산에서

공연을 보고나서
그 공연에 대한 글을 꼭 쓰는 편이다.

오늘
언급하는 공연들은
11월과 12월 사이에 목포와 무안에서
무대에 오른 작품들이다.

어찌나 바빴는지
공연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블로그에 올리지 못하고
오늘에 이르렀다.

애정을 갖고
몇 마디씩만 언급할 예정이다.

시낭송 공연 <가을과 겨울 사이>

목포의 시낭송 공연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목포는 지금
무대장치를 설치하고
제대로 된 조명시설을 갖추고서
시낭송 공연이 오르고 있는 추세다.

재능시낭송협회 전남지회의
정기공연인 <가을과 겨울 사이>는
주목을 받았다.

특히
시극 '옥단이'는
연극배우처럼 자연스러운 연기로
목포 시낭송 공연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수준작이다.

 

 

 

작품 <그리운 것들은 모두 달에 있다>

남도소리 울림터에서
무대에 오른
'소리꽃세상'의 공연은  
그들의 스승인 고 김성옥 선생의   
예술혼을 기리는 무대였다.

무대는
그리스 비극을 보는 것처럼 웅장했다.

특히
시낭송 공연을 위해
무용과 움직임을 열심히 훈련한
'땀의 흔적'이 돋보인 무대였다.

그러나  
의욕에 비해
무대가 너무 컸고 서사는 짧았다.

시인의 아름다운 시어들이
무대장치와 영상에 가려
관객들의 가슴에 전달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제 관계가 무너진 이 척박한 땅에서
스승을 기리는
그들의 몸짓과 영혼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예술의 불모지 무안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이 가능할까.

입장 전의 선입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멋진 공연이었다.

인구 10만의 작은 지자체에서
청소년을 위한 예술교육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물로서의 성공적 공연을 목격하였다.

이정호 음악감독,
한 사람의 지도자가
지역 예술의 지형을 바꾸고 있었다.

모든 아이들이
차별 없이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며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꿈의 무대였다.

해설과 영상으로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음악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무안의 미래를
읽을 수 있는
가슴 뿌듯한 시간이었다.

특히
소프라노 강유경과
테너 강항구 부녀의 특별 출연은
무안 청소년의 공연을
예술적 경지로 승화시킨 무대였다.

 

 

연극 <일로역 유물소동>

야간열차를 타고
서울에 가면 꼭 멈추는 역이 있었다.

추억의
무안 일로역이다.

호남선 복선화로
지금은 폐쇄되어 다른 곳에 있다.

그 옛날
일로역에 백련문화센터가 있다.

그곳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지역 연극인 나상문이 쓰고 연출하였다.

단순한 이야기에
다양한 인물을 등장시켜 재미있게 꾸몄다.

무대장치와 팜플렛에서
제작비의 빈곤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났다.

이런 배우들이
무안 어디에 숨어 있었지?

나중에 알고보니
  연출자의 후배들을  
광주에서 데려왔다고 한다.

무안 연극이 발전하려면
지역 연기자들을
양성해야 한다.

옛 일로역에 있는
백련문화센터가
그 중심이 되어야 한다.

 

 

어린이 뮤지컬 <어린왕자>

목포에 내려온 이후
객석이 꽉 찬 공연을 처음 보았다.

그것도
1200석의 대극장 공연이다.

눈보라가 치던 성탄절 오후에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 대공연장을 찾아갔다.

김우진 대극장으로 명명하고
동상이라도 하나 건립하면 좋으련만
왜 그리 길고
촌스러운 이름을 달고 있는지
답답한 심정이다.

목포시립극단의 제40회 정기공연
<어린왕자>가
추위와 울적함을 달래주었다.

앙트안 드 생텍쥐페리의 원작을
정경진 작가가 각색하고
김재영 연출가가 무대화하였다.

첨단영상의 환상적 무대와  
무용단원들의 군중무가 압도한다.

여기가
목포인가 우주인가?

연출자의 노력이
장면 곳곳에서 드러나는 수작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그런데
출연자들의 열정이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와 어린이들 모두에게
충만하게 전달되는 무대였다.

 

 

오늘
올해의
마지막 숙제를 마칩니다.

문화와 예술의 발전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가 팔을 걷어붙어야 합나다.

쥐꼬리만한 지원금으로
이렇게까지 만들어내는
예술인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문화도시는 문화시민이 만듭니다."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