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유족 기부금이 살린 '국산 항생제의 꿈'…연구실 발견, 이제 신약으로 이어진다
![이건희(李健熙, 1942년 1월 9일~2020년 10월 25일)는 대한민국의 기업인으로 삼성 제2대 총수를 지냈다.[사진제공 위키백과]](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60720/1784549432364_441279147.jpg)
연구실에서 어렵게 찾아낸 항생제 후보물질이 신약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개발에 필요한 전문시설과 인력, 막대한 비용의 벽을 넘지 못해서다. 질병관리청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기술지원체계 구축에 나섰다. 그 출발점에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의 기부금이 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20일 '신규 항생제 개발 촉진을 위한 분산 인프라 연계형 기술지원단 운영모델 기획' 연구에 착수하고 전문가 킥오프 회의를 개최했다. 국내에서 발굴된 우수한 항균물질이 연구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치료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항생제 개발은 후보물질을 찾았다고 끝나는 연구가 아니다. 효과를 검증하고, 독성을 확인하고, 제조공정을 개발하는 등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대학이나 소규모 연구팀이 이 모든 단계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물질도 개발이 중단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이번 기술지원단은 이런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맡는다. 개발 단계마다 필요한 전문가와 연구시설을 연결하고, 비임상 시험과 약동·약력학 분석, 독성평가, 제조공정 개발까지 전주기를 지원한다. 연구자가 개발 과정에서 막히는 순간마다 국가가 함께 뛰는 구조다.
![분산인프라 연계형 항생제 개발 기술지원단 역할 개념도. [사진제공 질병관리청]](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60720/1784548109529_573507853.jpeg)
기획연구는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가 6개월 동안 수행한다. 국내외 지원 사례를 분석하고, 국내 후보물질 개발 현황과 병목 구간을 조사해 운영모델을 설계한다. 상용화 가능성을 평가하는 전문가 자문단과 전임상 연구 인프라도 함께 연결할 계획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올해 운영모델을 마련한 뒤 2027~2028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29년부터 국가 기술지원단을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감염병 연구와 공공의료 발전을 위해 기부한 재원으로 추진되는 '감염병 극복 연구역량 강화 사업'의 하나다. 기부금이 연구비를 넘어 국내 신약 개발 생태계를 만드는 데 쓰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재환 국립보건연구원장은 "국내 연구자들이 발굴한 우수한 항균물질이 실제 신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항생제는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 작은 연구실의 발견이 수많은 검증과 협력을 거쳐 비로소 환자 곁에 닿는다. 이번 지원체계가 그 긴 여정의 첫 문을 여는 연결고리가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