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13명 모두 현역”…3대가 지킨 나라, 김덕필 가문

강원 영서 올해 역대 최다 402가문 ‘병역명문가’ 선정
6·25전쟁에 참전한 할아버지의 뒤를 아들과 손자들이 따랐다. 한 집안에서 3대에 걸쳐 13명이 모두 현역으로 병역을 마쳤다. 올해 제23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고(故) 김덕필 씨 가문의 이야기다.
김덕필 가문의 병역 이행은 전쟁 세대에서 시작됐다. 1대 김덕필 씨는 6·25전쟁에 참전했다. 이후 2대 자녀 6명과 3대 손자 6명도 모두 현역병으로 국방의 의무를 마쳤다.
전쟁을 직접 겪은 할아버지에서 자녀와 손자로 이어진 13명의 복무 기록은 올해 병역명문가 가운데서도 주목을 받았다. 국가를 지킨 경험이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고 가족의 역사로 남았다는 점에서다.
병무청은 2004년부터 3대에 걸쳐 가족 모두가 현역 복무 등을 성실히 마친 가문을 찾아 ‘병역명문가’로 선정하고 있다. 제도 시행 이후 현재까지 전국에서 약 3만3000가문이 선정됐다.
강원 영서 지역에서도 병역명문가가 크게 늘고 있다. 2025년 316가문에 이어 올해는 역대 가장 많은 402가문, 1854명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지금까지 선정된 강원 영서 지역 병역명문가는 총 1802가문이다.
선정에 그치지 않고 이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예우도 확대되고 있다.
강원지방병무청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병역명문가 예우 및 지원 조례’ 제정을 추진해 왔다. 병·의원과 휴양림, 공영주차장 등 국·공립 시설을 비롯해 군 복지시설과 민간 협약시설에서도 이용료 할인 또는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넓히고 있다.
병역명문가 가정에 문패를 달아주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개인의 병역 이행을 넘어 가족이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온 복무의 역사를 지역사회와 함께 기억하자는 취지다.
신청 절차에는 인공지능(AI)도 도입됐다. 병역명문가에 대한 관심과 신청이 늘면서 자격 요건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신청하는 사례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강원지방병무청이 마련한 ‘병역명문가 자가진단 시스템’에 가족관계와 병역사항을 입력하면 선정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QR코드를 이용하면 제도 설명과 제출서류 확인, 온라인 신청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병역명문가 사업의 핵심은 혜택보다 예우에 있다. 국가가 필요로 했던 시기에 병역의 의무를 다한 사람들의 기록을 찾아내고, 그에 합당한 존중을 사회 안에 남기는 일이다.
고 김덕필 씨가 6·25전쟁에서 시작한 복무의 역사는 자녀 6명과 손자 6명에게 이어졌다. 세대를 합치면 13명이다.
올해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김덕필 가문의 이름 옆에는 그 13명의 병역 기록이 함께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