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파공작원 자립 돕고 난민·새터민 보살펴”…공적비에 나란히 새겨진 이희준·류제리 부부

공적비에 이희준 목사의 이름과 아내 류제리 목사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졌다. 군 복무로 국가에 기여한 남편의 공훈뿐 아니라 수십 년 동안 부부가 함께해 온 장학·구제·선교 활동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이희준 목사는 해병대 대위로 복무하던 시절 박정희 대통령 서거 약 한 달 전 보국훈장 광복장을 수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목회자의 길을 걸으며 아내 류제리 목사와 함께 사회 구제와 장학사업 등에 참여해 왔다.
류제리 목사는 과거 태광엔지니어링 회장을 지냈다. 이후 사회사업과 선교활동에 비중을 두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지원했다.
중국과 미얀마 접경지역 난민촌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식품과 생필품을 지원했다. 국내에서는 새터민 학생과 검정고시생을 돕는 활동을 이어왔다.새터민 검정고시학교 학생들에게 음식과 생활용품을 보내고 장학금 지원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의 이름이 함께 새겨진 공적비에는 이들이 지나온 또 하나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생활고를 겪던 일부 북파공작원 출신 인사와 가족들의 자립을 도왔던 사연이다.
최근 보도에서 소개된 류 목사의 회고에 따르면 이희준 목사는 제대나 실직 이후 생계가 어려워진 일부 북파공작원 출신 인사들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뷔페식당과 호프집, 고물상 등 생업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에 관여했다.
류 목사도 필요한 재정을 지원하며 남편의 뜻에 힘을 보탰다고 한다. 한 번 돈을 건네는 데 그치기보다 당사자와 가족이 스스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류 목사의 설명이다.
부부의 활동은 다음 세대를 위한 장학사업으로도 이어졌다. 세계청년리더총연맹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격려하는 사업에 참여하는 등 장학과 교육 지원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류 목사는 2023년 한미 우호 증진과 봉사활동에 기여한 공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명의의 대통령 자원봉사상 계열 생애공로상을 수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의 길을 걸었던 이희준 목사와 기업 경영인에서 사회사업과 선교활동으로 영역을 넓힌 류제리 목사.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은 달랐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는 자리에서는 함께했다.
난민촌 어린이에게 건넨 식품과 생필품, 새터민 학생들에게 보낸 생활용품과 장학금, 생계가 막막했던 이들에게 마련해 준 일터. 부부가 해온 일은 그렇게 구체적인 모습으로 남아 있다.
이번 공적비에는 이희준·류제리 부부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졌다. 오랜 세월 함께해 온 두 사람의 봉사와 나눔의 발자취도 그 이름과 함께 기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