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2030년까지 국가 암호체계 ‘양자 보안’으로 전환 추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입주한 정부세종청사 4동 전경 [사진제공 나무위키]](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0904/1756926263928_214998551.jpg)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30년을 목표로 국가 핵심 인프라 전반에 ‘양자 보안 기술’을 단계적으로 도입해 기존 암호체계를 대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는 양자 컴퓨터의 등장으로 기존 암호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한 발 앞선 국가 차원의 대응 전략으로 평가된다.
류제명 2차관 “보안 역량 강화할 미래 동력”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3일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양자내성암호(PQC)와 양자암호통신(QKD) 등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향후 추진 전략을 밝혔다. 그는 “양자 보안은 국가 보안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핵심 동력”이라면서도 “기술의 복잡성과 적용 범위가 넓은 만큼 많은 도전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자내성암호 전환 시범 사업을 확대하고, 통신망을 중심으로 한 시험 환경을 늘려가며 전문 인력과 관련 기업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민관 협력 통한 기술 적용 논의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SDS, 지큐티코리아 등 주요 기업과 함께 통신 3사가 참석해 각 사의 양자 보안 기술 연구 현황과 서비스 개발 상황을 공유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현재 양자 암호 기술이 연구와 시범 적용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향후 행정·국방·의료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분야에 본격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실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보안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참석 전문가는 “양자 기술이 단순히 연구 성과에 머물면 국민적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전자정부 서비스나 공공의료망 같은 영역에서 먼저 시범 적용해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양자 보안 전환, 국제 경쟁력 확보의 관건
양자 보안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분야다. 미국과 유럽, 중국은 이미 양자내성암호 표준화와 네트워크 실증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우리 정부 역시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하이브리드 모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기존 암호체계와 양자내성암호를 함께 운용하다가 점진적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기술적 안정성과 보급 속도를 동시에 고려한 접근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한국이 글로벌 보안 패러다임 전환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동시에 양자 기술 관련 인력 양성과 산업 생태계 확충 없이는 속도전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향후 전망
정부는 올해 안에 양자내성암호 적용 시범 사업을 공공기관 일부에 확대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민간 통신망과 금융권으로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양자 보안 전문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하고, 국제 표준화 기구와의 협력도 병행할 계획이다.
류제명 차관은 “양자 기술이 가져올 보안 혁신은 국가 차원의 도약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 대응 과제”라며 “민관이 힘을 모아 2030년까지 안전한 양자 보안 체계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