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크리스마스는 언제 시작될까
![왕좌에 앉은 산타가 퍼레이드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크리스마스 시즌의 도래를 알리고 있다.[AI생성 이미지]](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1224/1766585657073_765525261.png)
오늘은 크리스마스다. 하지만 미국에서 크리스마스는 12월 25일에 갑자기 시작되는 날이 아니다. 이 날은 이미 한 달 가까이 이어져 온 크리스마스 시즌의 정점이자 마무리 단계에 가깝다. 그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인 장면은 매년 뉴욕에서 열린다.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Macy’s Thanksgiving Day Parade)**는 1924년 시작된 미국 최대 규모의 연례 퍼레이드다.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리며 초대형 캐릭터 풍선, 플로트, 브로드웨이 공연팀이 행렬을 이룬다. 이 퍼레이드는 미국 전역에 TV로 생중계되며 수천만 명이 시청한다.

이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규칙은 산타클로스가 항상 마지막에 등장한다는 점이다. 100년 가까운 역사 동안 이 순서는 거의 바뀐 적이 없다. 산타는 퍼레이드의 피날레를 장식하며, 이 순간을 기점으로 미국 사회 전반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미국의 유통업계와 도시 행정은 이 퍼레이드 이후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체제로 전환된다. 거리 장식, 백화점 디스플레이, 연말 광고 캠페인이 일제히 강화되고, 학교와 직장에서도 연말 분위기가 뚜렷해진다. 크리스마스는 특정 날짜보다 사회적 신호에 의해 시작되는 계절에 가깝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12월 25일은 ‘출발점’이 아니라 도착점이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연말 시즌의 마지막 단계로, 가족 모임과 휴식을 중심으로 비교적 차분하게 보내는 날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크리스마스 당일 상점이 문을 닫고 거리 활동이 줄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메이시스 퍼레이드는 단순한 거리 축제가 아니라,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연결하는 문화적 전환 장치다. 감사의 시간을 마친 뒤, 산타를 통해 다음 계절로 넘어간다는 상징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오늘 우리가 맞이한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준비됐다.
뉴욕 거리에서 산타가 등장한 순간부터,
미국의 크리스마스는 이미 시작돼 있었다.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의 산타는 미국 사회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개막을 알리는 상징적 신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