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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불이 붙었던 12살 소년, 20년 뒤 화상 입은 아이들의 의사가 됐다”…제이슨 허드

성연주 기자
입력
오른쪽 귀 잃고 수년간 수술과 치료 견뎌
(Dr. Jason Heard)
 제이슨 허드 박사.(Dr. Jason Heard)

자신을 돌본 의료진 보며 의사 꿈꿔
“동경하던 의료진과 한 팀…꿈이 이루어졌다”

 

열두 살 소년의 손에서 휘발유 통이 폭발했다. 얼굴과 몸통, 두 손과 팔이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몸의 40% 이상에 2·3도 화상을 입었고 오른쪽 귀도 심하게 타 소실됐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소년은 화상외과 의사가 됐다. 자신처럼 화상을 입은 아이들을 치료하고 있다.


미국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근무하는 제이슨 허드(Jason Heard) 박사의 이야기다. 슈라이너스 칠드런스는 2024년 1월 화상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며 환자에서 의사가 된 그의 사연을 소개했다.


사고는 미국 아이오와주 어번데일의 집 뒷마당에서 일어났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허드는 부모가 일하러 간 사이 친구들과 불을 피웠다. 불길을 더 크게 만들려고 차고에 있던 잔디깎이용 휘발유를 가져와 불에 부었다.


작은 불꽃이 휘발유 통의 주둥이에 붙었다. 불길은 순식간에 통을 타고 올라왔고, 손에 들고 있던 휘발유 통이 폭발했다.


“작은 불꽃이 휘발유 통 끝에 붙더니 주둥이를 타고 올라왔고, 제가 들고 있던 통 전체가 폭발했던 것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허드는 몸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바닥을 굴렀지만 불길은 꺼지지 않았다. 결국 집 안 샤워실로 뛰어갔다.


마침 주변을 지나던 우편배달원이 사고를 발견했다. 그는 집으로 들어와 허드의 셔츠를 벗기고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소년을 도왔다.

 

허드는 아이오와대 화상치료센터로 긴급 이송됐다. 부상은 심각했다. 며칠 동안 진정 상태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해야 했다.


의식을 되찾았을 때도 앞을 볼 수 없었다.


“얼굴이 부어 있었고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캄캄했습니다.”


살아남은 뒤에는 오랜 치료가 기다리고 있었다.


허드는 피부 이식과 재건수술을 비롯해 수많은 치료를 받았다. 이후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하이오에서 흉터를 완화하기 위한 레이저 치료를 반복했고, 화재로 잃은 오른쪽 귀를 다시 만드는 재건수술도 받았다.


치료를 위해 아이오와에서 오하이오까지 비행기를 타고 오가는 생활은 수년간 계속됐다.


그의 기억에 남은 것은 수술과 치료만이 아니었다.


병원은 먼 곳에서 찾아온 어린 환자에게 머물 방과 음식을 제공했다. 의료진은 몸의 상처뿐 아니라 오랜 치료를 견뎌야 하는 어린 환자의 정서적 회복도 도왔다.


허드는 당시 의료진이 “가족처럼 돌봐줬다”고 회상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새로운 꿈도 생겼다. 자신처럼 화상을 입은 아이들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는 것이었다.


허드는 의대를 졸업한 뒤 화상 치료를 선택했다.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북부 캘리포니아의 닐 라이트먼 소아화상연구소에서 전문 훈련을 받은 뒤 화상외과 의사가 됐다.


어린 시절 치료받은 곳은 오하이오였고 현재 근무지는 캘리포니아다. 장소는 다르지만 어린 환자였던 허드는 자신을 오랫동안 치료해준 슈라이너스 칠드런스에서 이제 의료진으로 일하고 있다.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허드는 자신의 경험을 알리는 이유로 화상 예방도 강조한다. 그의 삶을 바꾼 사고가 거대한 재난이 아니라 집 뒷마당에서 휘발유를 다루다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가연성 액체를 잘못 다루면 순식간에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로 번질 수 있다며 “조심하고, 주의하고, 불을 가지고 놀지 말라”고 당부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허드는 화상외과 의사로 어린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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