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 투자 겨울바람
“투자 2조 늘었지만, 청년 스타트업엔 겨울바람이 분다”
2025년 들어 국내 스타트업 투자 규모가 다시 2조 원대를 넘어섰다.
더브이씨(The VC) 집계에 따르면, 2025년 3·4분기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대상 투자 금액은
2조 4,326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52% 급증했다.
언뜻 보면 경기 회복의 신호처럼 보이지만, 숫자 뒤에 숨은 현실은 다르다.
투자 건수는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34.5% 감소한 296건에 불과하다.
자금은 늘었지만, 그 돈이 흘러간 곳은 극히 일부 기업이었다.
이번 분기 ‘빅딜’로 불린 1,000억 원 이상 대형 투자는 단 3건이다.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3,400억 원), 퓨리오사AI(1,700억 원), 메디트(1,400억 원) 등이 그 주인공이다.
여기에 500억 원 이상 투자 11건, 100억 원 이상 64건이 추가되며 상위 몇몇 기업들이 전체 자금의 절반 이상을 흡수했다.
이 구조 속에서 초기 청년 창업기업들은 여전히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더브이씨에 따르면,
시드~시리즈A 단계의 초기투자는 206건, 총 5,144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4.2%, 16% 감소했다. 시장 전체 투자금은 커졌지만, 청년 창업 초기 단계 자금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이는 ‘혁신의 씨앗’을 틔워야 할 청년 창업자들이 첫 단추를 채우기도 전에 좌절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체 투자액은 2조 2,043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 403억 원) 대비 약 27.5% 감소한 바 있다. 중후반기 들어 반등세를 보였지만, 실질적으로 투자 활성화가 전반 시장으로 확산되었다고 보긴 어렵다.
전문가들은 “투자금이 기술력과 시장 검증을 이미 마친 중기 이상 기업에 몰리고 있다”며, “초기 창업자금이 사라지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혁신의 다양성을 해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실제 현장의 청년 창업가들은 “초기 투자를 받지 못하면 제품 개발과 인력 확보 모두 불가능하다”며 “국가·지자체·민간의 공동 펀드나 마이크로 투자 제도 확대가 절실하다”고 호소한다.
한편 정부도 ‘청년창업펀드’와 ‘지역혁신 스타트업 육성’ 등 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나, 여전히 민간 벤처자본의 자발적 참여와 위험 감수 문화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스타트업은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 미래 일자리의 씨앗이다.
청년 창업이 숨 쉴 수 있는 투자 생태계를 만드는 일은 단기 수익보다 훨씬 중요한 사회적 과제다.
투자가 늘었다는 숫자만 보고 낙관할 것이 아니라, 그 돈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봐야 한다.
몇몇 거대 기업이 자금을 독식하는 구조 속에서,
수많은 젊은 혁신가들이 발아하지 못하고 사라진다면 그것은 국가적 손실이다.
산타뉴스는 “투자의 온기가 청년에게 닿을 때 진짜 혁신이 시작된다”는 믿음을 전한다.
자본의 방향이 바뀌어야 미래가 자란다.
청년 스타트업의 불씨를 살리는 일이, 바로 한국 경제의 봄을 부르는 첫 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