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출생아 수, 11개월 연속 증가…올해 1~5월 누적 10만 명 돌파
사회/경제/정치
사회

출생아 수, 11개월 연속 증가…올해 1~5월 누적 10만 명 돌파

산타뉴스 이 성로 기자
입력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 기록…혼인 증가와 정책 효과 주목

한국 사회가 수년간 직면해온 ‘초저출산’의 흐름에 최근 들어 미세한 반전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7월 23일 발표한 ‘2025년 5월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누적 출생아 수가 1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의미 있는 수치를 나타냈다.

 

5월 출생아 수 2만309명…14년 만에 최고 증가율

 

2025년 5월 한 달간 전국에서 출생한 신생아 수는 2만30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41명(3.8%) 증가한 수치다. 이는 2011년 5월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며, 증가 폭으로 따지면 2015년 이후 최대다. 출생아 수 자체만 보더라도 2021년 이후 4년 만에 5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는 총 10만6,048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6.9% 늘었다. 통계청은 이러한 증가율이 1981년 관련 통계를 처음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7월 이후 출생아 수는 11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단기적으로나마 출산율 반등의 흐름을 시사한다.

 

합계출산율 소폭 상승…“변곡점일 수 있어”

 

같은 달 기준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은 0.7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5월보다 0.02명 늘어난 수치다. 비록 여전히 ‘초저출산(1.3 미만)’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소폭이나마 반등세가 확인된 것은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출생아 증가 배경으로 ▲혼인 건수 증가 ▲30대 초반 여성 인구 확대 ▲출산 장려 정책 강화 등을 꼽았다. 특히 혼인 수 증가가 출산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5월 혼인 건수는 총 2만1,761건으로 집계되었으며, 전년 동기 대비 840건(4.0%) 증가했다. 이 수치는 2019년 5월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작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미뤄졌던 결혼이 재개된 효과와 함께,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혼인 장려 및 주거·출산 관련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정책의 영향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혼인 연령대가 높아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도 30대 초반 여성 인구의 절대 수가 아직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출산율 개선의 ‘인구 기반’이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혼·사망은 모두 감소…그러나 인구는 여전히 자연감소

 

5월 이혼 건수는 7,41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0건(6.4%) 줄어들며 1997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이혼율 감소 추세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사망자 수 역시 소폭 감소했다. 5월 사망자는 2만8,51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은 ‘자연 감소’ 상태는 지속되고 있다. 5월 한 달간 인구 자연 감소 규모는 8,202명에 달했다.

 

의미 있는 반등, 그러나 장기 추세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전문가들은 이번 수치가 단기적 반등에 그칠지, 아니면 출산율 반전의 시작점이 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한다. 혼인 건수와 출생아 수 모두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0명대의 합계출산율과 계속되는 자연 인구 감소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정부는 이번 통계를 계기로 출산 장려 정책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지역별 맞춤형 정책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출산 이후 양육, 주거, 교육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적 지원이 중요한 만큼,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제도 설계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 성로 기자 [email protected]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