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첼리스트 김어령, “음악으로 받은 사랑, 다시 나눕니다”
![밀알복지재단 발달장애인 예술단 브릿지온 앙상블 단원들이 첼리스트 김어령 씨의 기부금으로 제작한 새 맞춤 연주복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밀알복지재단]](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1009/1759961493705_421854156.jpeg)
세종대학교를 졸업한 발달장애 1세대 첼리스트 김어령(43) 씨가 자신이 받은 상금 일부를 후배 예술인들에게 기부하며 따뜻한 울림을 전했다.
그의 나눔으로 밀알복지재단 발달장애인 예술단 ‘브릿지온 앙상블’ 단원들은 처음으로 자신들의 체형에 맞춘 새 연주복을 갖게 됐다.
김 씨는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밀알복지재단 본부에서 열린 전달식에서 500만 원을 기탁했다. 그는 “제가 걸어온 길이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용기와 힘이 되길 바란다”며 “음악으로 받은 사랑을 다시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기부금은 김 씨가 지난 9월 ‘제3회 인류애실천 분중문화상’에서 ‘우수인재상’을 수상하며 받은 상금의 일부다. 그는 발달장애인 연주자 최초로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 독주회를 열었고, KBS교향악단 및 광명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꾸준한 행보가 ‘장애를 넘어선 예술적 도전’으로 평가받았다.
밀알복지재단은 김 씨의 뜻에 따라 기부금을 단원들의 맞춤 연주복 제작과 프로필 사진 촬영, 그리고 향후 예술교육 및 창작 지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정형석 상임대표는 “김어령 씨의 진심 어린 기부는 후배 예술인들에게 큰 희망을 심어줬다”며 “재단도 이들의 꿈이 계속 자라날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김 씨는 8세 때 뇌종양과 뇌수종 수술 후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20대 초반부터 첼로를 잡은 그는 수십 년간 연습과 무대를 반복하며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해왔다. 서울시장 표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등 여러 상을 받으며 장애예술인의 가능성을 증명해 왔다.
그는 “연주를 통해 ‘장애’가 아닌 ‘음악가 김어령’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미소 지었다.
그의 첼로 선율처럼, 이번 기부는 후배들에게 ‘가능성의 음’을 들려주는 또 하나의 연주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