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가파른 경사계단 구간에 맞춤형 엘리베이터 설치 추진
![설치 후 이미지 조감도. [사진제공 서울시]](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0823/1755899435786_610394033.png)
서울시는 2030년까지 가파른 경사계단이 설치된 고지대 지역 100곳을 선정해 엘리베이터를 포함한 맞춤형 이동수단을 설치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정책은 고령자와 장애인, 어린이 등 보행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도시 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종합 대책의 일환이다.
청구동 마을마당, 첫 설치 지역으로 선정
중구 신당동 청구동 마을마당은 이번 사업의 대표적 대상지다. 이곳은 남산 자락 숲길과 연결되는 생활 밀집 지역으로,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주요 통행로다. 그러나 계단의 길이는 113m에 달하고, 평균 경사가 33도를 넘어서는 등 오르내리기가 쉽지 않다. 214개의 계단을 모두 오르면 건물 11층에 해당하는 높이와 맞먹는다. 특히 고령자나 몸이 불편한 주민들에게는 큰 불편이 되어 왔다.
서울시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수직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엘리베이터 상부는 남산 숲길과 직접 연결돼 주민과 방문객들이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동약자 28% 넘어 초고령 사회 대비책
서울은 지형의 약 40%가 구릉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지대 거주지가 많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동에 제약을 받는 시민은 전체의 28% 이상으로,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이동 편의성 개선은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어 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청구동 현장을 직접 찾아 주민들을 만났다. 오 시장은 “지난 지역 인사회에서부터 엘리베이터 설치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다”며 “행정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추진해 하루라도 빨리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엘리베이터 설치는 주민 생활 편의를 넘어, 남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접근성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 기대
서울시는 이번 시설이 단순한 생활 편의에 그치지 않고 관광 인프라 확충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에 남산이 등장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는데, 경사 계단을 오르기 어려웠던 방문객들에게도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계별 확대 계획
서울시는 올해 상반기 우선 설치 대상지로 청구동 외에 광진구 중곡동, 강서구 화곡동, 관악구 봉천동, 종로구 숭인동 등 5곳을 선정했다. 내년 3월 착공에 들어가 연말까지 완공할 예정이며, 연말 추가 10곳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오는 2030년까지 서울 전역의 가파른 계단길 100곳을 무장애 길로 전환해 누구나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