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우울하다

상담 대기표에 이름 올린 교실 — 중고생 마음건강 경보
지난해 전국 초·중·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이 221명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14년 118명 수준이었던 학생 자살이 10년 만에 거의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교육·보건 당국이 조기 발견–즉각 개입–치료 연계를 강조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상담 인력과 지역 의료자원의 병목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의 위기 신호는 사망보다 훨씬 넓다.
교육부 학생자살사망사안 보고서 분석 보도에 따르면, 자살로 숨진 학생 가운데 상당수가 사망 전 1년 이내 자살시도 또는 자해 경험을 보였고,
‘위기 징후가 있었지만 제때 잡지 못했다’는 진술이 반복된다.
일부 교육청 통계에서는 자살 학생 수의 수십 배 규모로 자살시도·자해 학생이 파악되기도 했다. 죽고 싶다는 말이 사건으로 기록되기 전, 교실의 신호가 이미 누적돼 있다는 뜻이다.
사례는 대개 복합적이다. 중3 A군은 성적 하락 뒤 수면장애와 등교 거부가 시작됐지만, 담임·학부모가 갈등을 겪는 사이 치료 연결이 늦어졌다.
고1 B양은 또래 관계에서의 단절과 온라인 공간의 확산성(조롱·배제)을 견디지 못해 자해를 반복했다.
전문가들은 ‘학업·관계·가정 요인이 한 학생에게 동시다발로 겹치고, 디지털 환경이 불안을 증폭시키는 구조’라고 진단한다.
대책의 핵심은 학교 기반의 상시 접근성이다.위(Wee) 프로젝트는 학교(Wee클래스)–교육청–지역사회를 잇는 통합지원망을 표방하지만, 실제 체감은 학교·지역별 편차가 크다.
최근에는 정신건강전문가 긴급지원팀, 검사–상담–치유–복귀의 단계별 지원체계 강화가 거론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고위험군 판정 뒤 외부기관·병원까지 연결되는 대기 시간이 길고, 보호자 동의·비용·낙인 우려가 개입을 지연시킨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향후 전망은 정책 속도와 인력·의료 인프라에 달려 있다. 학생 자살이 단기간에 꺾이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교육부가 심리부검 재개 등 원인 규명과 맞춤형 예방정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전문가들은 ▲학교 내 전문상담 인력의 실질적 확충
▲자살·자해 징후 대응 매뉴얼의 표준화
▲지역 정신건강의학과·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의 핫라인 구축
▲학부모·교사 대상 ‘경고 신호’ 교육 의무화
▲온라인 괴롭힘·유해정보 노출에 대한 보호장치 강화를 패키지로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우울·불안 등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이 있다면, 24시간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등 전문 상담 창구를 통해 즉시 도움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국은 안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