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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최대로 높이는 프로젝트 “맥싱 열풍”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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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나로
조금 더 건강해지고 조금 더 배우고 어제 보다 한 걸음 더 성장하려는 노력은 아름답다. 그러나 아름다운 꽃도 일년 내내 피어있지 않고 사람 역시 언제나 최고의 상태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 삶의 섭리이다.

최대한의 ‘나’를 추구한다

잠도 외모도 돈도 ‘더, 더, 더’ -  일상 곳곳 번지는 ‘맥싱(Maxxing)’ 열풍

 

자기계발을 넘어 삶의 모든 영역을 최고치로 끌어올리려는 시대, 우리는 어디까지 자신을 업그레이드해야 할까

 

요즘 젊은 세대의 자기계발 문화를 설명하는 말 가운데 ‘맥싱(Maxxing)’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영어 ‘Maximum’에서 파생된 표현으로, 자신의 능력이나 조건을 가능한 한 최대치로 끌어올리려는 행동을 뜻한다. 

 

외모를 가꾸는 ‘룩스맥싱(Looksmaxxing)’에서 출발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슬립맥싱’, 건강과 체력, 재테크와 소득, 인간관계와 정신적 성장에 이르기까지 이제 ‘맥싱’의 대상에는 사실상 경계가 없다.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나”  - 삶 전체가 자기계발의 무대

 

과거의 자기계발이 공부와 자격증, 취업과 승진처럼 비교적 뚜렷한 목표를 향했다면 오늘의 맥싱은 훨씬 세밀하다. 몇 시간을 자야 가장 효율적으로 회복되는지 측정하고, 운동과 식단을 기록하며, 피부와 체형을 관리하고, 남는 시간에는 투자와 부업을 공부한다. 독서와 명상, 마음 관리마저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하나의 ‘프로젝트’가 된다.

 

이러한 현상 뒤에는 불확실한 미래가 자리 잡고 있다. 좋은 대학과 안정된 직장이라는 전통적인 성공 공식이 흔들리고, SNS를 열면 자신보다 젊고 아름답고 부유하며 성공한 사람들의 삶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남과 비교하지 않으려 해도 비교가 일상이 된 사회에서 사람들은 결국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대상으로 눈을 돌린다. 그것이 바로 ‘나 자신’이다.

 

외모에서 돈, 수면에서 마음까지  -  ‘최적화 인간’의 등장

 

맥싱에는 분명 긍정적인 면도 있다. 자신의 가능성을 쉽게 포기하지 않고 건강을 관리하며, 시간을 소중히 사용하고 새로운 능력을 개발하려는 태도는 삶을 능동적으로 만든다. 타고난 조건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기보다 노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 역시 젊은 세대에게 강한 동력이 된다.

 

그러나 모든 것을 ‘최대치’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삶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더 잘생겨야 하고, 더 건강해야 하고, 더 많이 벌어야 하며, 더 효율적으로 자고 더 생산적으로 쉬어야 한다. 심지어 휴식조차 “얼마나 잘 쉬었는가”를 평가받는다. 삶이 살아가는 시간이 아니라 끊임없이 성능을 개선해야 하는 하나의 거대한 프로젝트가 되는 것이다.

 

특히 위험한 지점은 자기계발이 어느 순간 자기부정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나는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건강한 기대가 “지금의 나는 충분하지 않다”는 강박으로 변하면 성취의 끝에는 만족보다 또 다른 결핍이 기다린다. 70점을 얻으면 80점을 바라보고, 90점에 도달하면 100점을 가진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더, 더, 더’에는 애초에 종착역이 없기 때문이다.

 

최대의 내가 아니라 ‘충분한 나’를 위하여

 

우리는 오랫동안 최선을 다하는 삶을 미덕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다는 것과 모든 것을 최고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인간에게는 발전할 권리가 있는 만큼 멈출 권리도 있고, 경쟁할 자유가 있는 만큼 평범하게 살아갈 자유도 있다.

 

철학자들이 오래전부터 강조해 온 좋은 삶 역시 모든 것을 최대화하는 삶은 아니었다. 때로는 더 가지는 것보다 무엇이 충분한지를 아는 것이 지혜이고, 더 빨리 달리는 것보다 어디를 향해 가는지를 묻는 것이 중요하다.

 

맥싱의 시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그래서 역설적이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그렇게까지 자신을 끌어올리고 있는가.

조금 더 건강해지고, 조금 더 배우고, 어제보다 한 걸음 성장하려는 노력은 아름답다. 그러나 삶의 모든 순간에 최고 점수를 매길 필요는 없다. 꽃도 일 년 내내 피어 있지 않고, 사람 역시 언제나 최고의 상태로 살아갈 수는 없다.

 

‘최대한의 나’를 만드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쩌면 지금의 나를 잃지 않는 것인지 모른다. 더 나아지기 위해 오늘을 살아가되 오늘의 나도 충분히 살아볼 만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 맥싱 열풍 속에서 우리가 끝내 지켜야 할 것은 최고의 스펙이 아니라 바로 그 마음일 것이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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