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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문화의 새 이정표 - 이건희 컬렉션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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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사회 공헌의 새로운 모범
기업의 성공이 사회의 자산으로 환원될 때, 그 가치는 국경을 넘어 확장된다.  그래서 더 많은 기업과 개인의 참여로 이어질 경우, 한국의 기부 문화는 한 단계 더 성숙할 것이다.


 

기부 문화의 새 이정표 — ‘이건희 컬렉션’

 

국내외 순회전과 미국 특별전이 보여주는 기업 사회공헌의 새로운 얼굴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은 한국 사회의 기부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린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개인의 수집품을 넘어 한 국가의 문화자산으로 환원된 이 방대한 컬렉션은 국내 전시를 넘어 해외 순회전, 최근에는 미국 특별전으로까지 확장되며 ‘기업 사회공헌(CSR)’의 지평을 새롭게 열고 있다.


 

국내 순회전 — 문화 접근성의 확장

 

이건희 컬렉션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을 중심으로 전국 주요 문화 거점에서 순회 전시되며 지역 간 문화 격차를 완화하는 데 기여해왔다. 

고미술부터 근현대 미술에 이르는 폭넓은 구성은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며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문화 복지라는 공공적 가치를 실현했다. 관람객 수의 급증은 문화 기부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로 꼽힌다.


 

미국 특별전, 문화외교로 확장된 기부
 

최근 열린 미국 특별전은 이건희 컬렉션의 의미를 한층 확장한다. 한국 미술의 미학과 역사적 맥락을 현지 관객에게 소개함으로써 단순 전시를 넘어 문화외교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는 기업의 사회공헌=국내 환원이라는 고정관념을 넘어, 글로벌 공공재로서 문화자산을 공유하는 모델을 제시한다. 전시 기획 과정에서 현지 학계·미술관과의 협업이 이뤄졌다는 점은 지속가능한 국제 문화교류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사례가 보여주는 CSR의 진화

 

이건희 컬렉션의 행보는 해외 선진 사례와도 맞닿아 있다. 미국의 게티 재단은 개인 수집품과 재단 자산을 공공 연구·보존에 개방하며 문화 생태계를 키워왔다. 

프랑스의 피노 컬렉션 역시 개인 컬렉션을 공공 전시로 전환해 도시 재생과 관광 활성화에 기여했다. 

일본의 모리미술관은 기업 주도의 미술관 운영을 통해 동시대 예술의 국제 교류 허브로 자리 잡았다. 이들 사례는 문화 기부가 단발성 후원이 아니라 플랫폼 구축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 사회공헌의 새로운 기준

 

이건희 컬렉션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첫째, 사회공헌은 재정 지원을 넘어 자산의 공공화로 나아갈 수 있다. 

둘째, 문화는 장기적 관점에서 사회 신뢰를 축적하는 핵심 인프라다. 

셋째, 글로벌 전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국가 브랜드와 연결하는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문화 기부는 경제적 환원보다 느리지만, 사회적 자본을 가장 깊게 축적하는 방식’이라고 평가한다.


 

남은 과제와 전망
 

과제도 있다. 안정적 보존·연구를 위한 재원 마련, 전문 인력 양성, 지역·해외 전시의 지속성 확보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건희 컬렉션의 국내외 순회와 미국 특별전은 한국형 CSR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 ‘기업의 성공이 사회의 자산으로 환원될 때, 그 가치는 국경을 넘어 확장된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다. 이 선례가 더 많은 기업과 개인의 참여로 이어질 때, 한국의 기부 문화는 한 단계 더 성숙해질 것이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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