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사회조사 — “돌봄과 참여, 여가의 변화가 삶의 지도를 바꾼다”
국가데이트처(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가 ‘함께 살기’와 ‘자기 삶의 질’을 동시에 고민하는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복지·사회참여·여가·소득·노동 다섯 축에서 포착된 변화들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사회적 신호를 담고 있다.
복지 : “국민연금 중심의 노후 준비 — 하지만 가족 의존은 견고”
조사에서 10명 중 7명이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준비 수단으로 국민연금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는 공적연금에 대한 신뢰와 의존이 여전히 크다는 의미다. 동시에 60세 이상 고령자 5명 중 4명은 본인·배우자가 생활비를 마련한다고 응답해, 노년의 경제적 생계가 가족에 크게 기대고 있다는 현실을 드러냈다.
시사점은 분명하다. 공적연금의 보완과 더불어 돌봄·의료·요양 서비스의 확충, 고령층의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 응답자들이 사회가 우선 관심을 가져야 할 과제로 노후 소득지원, 의료·요양보호 서비스, 노후 취업 지원을 순서대로 꼽은 점은, 단편적 급여 확대보다 ‘복합적 생애설계 지원’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다.
사회참여 : “외로움은 존재하지만, 공동체적 안전망도 커지고 있다”
사회적 관계망을 묻는 항목에서 "집안일을 부탁하거나(75.1%), 우울할 때 대화 상대가 있다(78.8%)"고 답한 비율은 높았다.
이 수치는 개인적 어려움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가 상당수 존재함을 시사한다. 반면 평소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은 10명 중 4명, ‘자주 외롭다’는 응답도 "4.7%"로 나타나 외로움의 경험이 여전히 널리 퍼져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단체활동 참여율(69.2%), 기부 경험률(26.1%), 자원봉사 경험률(14.4%) 모두 2년 전보다 상승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물리적 접촉과 모임이 재개된 포스트팬데믹 환경에서 시민들의 ‘공적 참여’와 ‘나눔’이 회복·증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정부와 지자체, 민간단체가 협력해 ‘연계된 지역사회 프로그램’을 확대할 좋은 근거가 된다.
여가: “여행·관람은 늘고, 독서는 줄었다 — 여가의 성격이 바뀐다”
지난 1년간 국내관광 70.2%, 해외여행 31.5%, "문화예술·스포츠 현장 관람 57.7%"가 모두 증가했다. ‘체험형 여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셈이다.
반면 13세 이상 인구의 48.7%가 책을 읽었음에도 평균 독서권수는 감소했다는 점은 ‘빠르게 소모되는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독서 시간을 잠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가장 많이 하는 여가활동은 동영상 콘텐츠 시청, 휴식이며, 앞으로 하고 싶은 활동으론 관광·취미·자기개발이 상위에 올랐다. 이는 단순한 ‘소비형 여가’에서 ‘체험·성장형 여가’로의 선호 이동을 시사한다. 정책적으로는 지역 문화·체험 인프라 확충과 함께 디지털 리터러시 강화, 공공 도서관·독서프로그램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소득·소비 : “체감 여유 소폭 개선 — 그러나 불확실성은 남아”
가구 소득수준이 ‘여유’하다고 답한 비율은 "15.6%"로 2년 전보다 1.9%p 상승했다.
한편 "지난 1년 소득 증가 21.5% / 감소 19.0%"로 소득 격차와 불안정성의 양상이 여전함을 드러냈다.
특히 가구주 4명 중 1명만이 “내년에 재정상태가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해 미래 전망에 대한 낙관은 제한적이다.
재정 악화 시 우선 줄일 항목으로 외식비, 의류비, 식료품비 순으로 꼽힌 점은 생활밀착형 지출부터 먼저 조정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소비 심리가 민감한 만큼, 저소득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중산층을 위한 세제·금융안전망 강화가 요구된다.
노동 : “워라밸과 안정성, 청년의 직장 선호가 겹친다”
직업 선택 기준으로는 수입, 안정성, 적성·흥미가 상위에 자리했다.
특히 13~34세 청년층은 대기업·공기업·국가기관을 선호하고 있어 ‘안정성 선호’가 뚜렷하다.
한편 19세 이상 응답자 중 46.5%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겼고, 이는 ‘워라밸’ 가치가 노동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임금근로자의 전반적 일자리 만족도는 "38.3%"*로 2년 전보다 3.2%p 상승해, 근로환경 개선 노력이 일부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책적으로는 청년층의 안정적 진입을 위한 공공·민간의 협력형 인턴십, 육아·돌봄 부담 완화를 위한 기업 인센티브, 그리고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정책 제안과 현장 과제 (산타뉴스의 시선)
- 노후안전망의 다층화 : 국민연금 보완 + 지역기반 요양·돌봄 서비스 강화 + 고령층 재취업 프로그램 확대.
- 지역사회 연결망 확충 : 외로움 해소를 위한 지역 돌봄 네트워크, 교류 프로그램 예산 확대.
- 여가 인프라 재배치 : 지역 문화·체험 인프라 투자와 공공 독서·평생교육 프로그램 강화.
- 소득 불안정 대응: 가구별 맞춤형 재정 지원·금융교육, 중산층의 소비 안전망 마련.
- 노동의 질 향상 : 워라밸 확산을 위한 제도적 지원과 청년의 안정적 경력 경로 설계.
이번 조사는 ‘수치’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산타뉴스는 이 결과를 통해“공적 안전망 강화와 지역사회의 연대, 일과 삶의 균형을 실천하는 사회적 인프라 구축”이 더욱 중요해졌음을 전한다.
작지만 구체적인 정책과 현장의 실천이 모일 때, 통계의 숫자는 곧 사람들의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