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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영 간호사, 청계산서 쓰러진 60대 심장 되살렸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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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20여 분간 심폐소생술…가족 SNS 수소문 끝에 뒤늦게 알려진 구조 미담
[AI생성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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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인 지난 1월 1일, 경기 의왕시 청계산 청계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60대 남성이 현장에 있던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속 이순영 간호사의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건졌다. 구조 당시 자동제세동기(AED)가 없는 산속 환경이었지만, 약 20~30분간 이어진 응급 처치 끝에 남성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후 의식을 회복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 따르면 24년 차 간호사인 이순영 씨는 가족과 함께 절을 찾았다가 갑자기 쓰러진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맥박과 호흡 반응도 정상 범주에서 벗어나 있었다.


이 간호사는 즉시 환자를 눕혀 상태를 확인한 뒤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주변에 있던 또 다른 간호사 면허 소지자도 합류해 인공호흡을 도왔다. 현장에는 자동제세동기가 없었고, 산속 위치 특성상 구급차 진입도 지연됐다.


심폐소생술 시작 약 3분 만에 A씨가 잠시 눈을 떴으나, 곧 안색이 창백해지며 다시 의식을 잃었다. 이순영 간호사는 119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약 20~30분간 소생술을 지속했다.


A씨는 과거 관상동맥 성형술을 받은 기저 심장질환자였다. 의료계에 따르면 겨울철에는 기온 저하로 혈관이 수축해 심혈관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당시 상황 역시 급성 심정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긴박한 순간이었다.


이순영 간호사는 “산속이라 구조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손을 멈추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환자 인계 후에도 가족과 함께 회복을 기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다행히 뇌 손상 없이 의식을 회복한 상태다. 이 사연은 A씨 자녀가 SNS에 “아버지의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해준 간호사 두 분을 찾는다”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자녀는 “경황이 없던 순간에 두 분이 나서주셨고, 덕분에 아버지가 회복 중”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이순영 간호사는 “의식을 되찾으셨다니 다행”이라며 “이렇게 인사를 전해줘 감사하다”고 답했다.


의료 현장이 아닌 일상 공간에서의 신속한 응급 대응은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좌우한다. 대한심폐소생협회에 따르면 초기 목격자의 즉각적인 CPR 시행 여부는 예후에 결정적이다.


이번 사례는 전문 의료인의 책임감과 시민 응급 대응의 중요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산속 절에서 이어진 20여 분의 손길은 한 가족의 새해를 다시 이어주었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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