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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름다운 우리말 “우리”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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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가 세계에 전한 K감성
나에서 시작해 너를 지나 마침내 “우리”가 되는 것, 어쩌면 그것이 한글이 세계에 전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인사인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우리말 ‘우리’

 

한류가 세계에 건넨 가장 따뜻한 감성   —  단절의 시대를 잇는 한마디

 

‘나’보다 ‘우리’를 먼저 말하는 언어가 있다. 한국인은 내 집을 ‘우리 집’, 내 가족을 ‘우리 가족’, 심지어 배우자까지 ‘우리 남편’, ‘우리 아내’라고 부른다. 

문법만으로는 온전히 설명하기 어려운 이 표현 속에는 개인을 넘어 서로 기대어 살아온 한국인의 오랜 정서가 담겨 있다. 

 

‘우리’는 단순한 복수대명사가 아니라 너와 나 사이에 마음의 자리를 하나 더 내어주는 말이다.

 

■ 한류가 세계에 전한 ‘함께’의 감성

 

K팝과 드라마, 영화가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인 힘도 화려한 무대와 세련된 영상에만 있지 않다. 그 안에는 가족과 친구, 이웃을 쉽게 외면하지 않는 관계의 정서가 흐른다. 

팬과 스타의 관계에서도 ‘나를 좋아해 달라’는 일방적 메시지보다 

‘우리가 함께 걸어왔다’는 연대의 언어가 자주 등장한다.

 

특히 BTS가 세계 무대에서 한글과 한국적 정서를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아리랑’과 같은 우리의 문화적 자산이 세계인과 만나는 장면은 한류의 깊이를 새롭게 보여준다. 

한글이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문자를 넘어 한국인의 마음과 공동체 의식을 담아 세계와 소통하는 문화적 그릇이라는 사실도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 ‘우리’라는 말에는 사람이 들어 있다

 

‘우리’는 소유의 경계를 허무는 독특한 말이다. 

‘내 어머니’보다 ‘우리 어머니’가 자연스럽고, ‘내 동네’보다 ‘우리 동네’가 정겹다. 

그 순간 한 사람의 어머니와 한 사람의 동네는 함께 기억하고 돌보아야 할 관계의 공간으로 넓어진다.

 

그래서 ‘우리’에는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지켜온 정(情), 품앗이, 두레, 이웃의 문화가 겹쳐 있다. 기쁜 일이 생기면 함께 축하하고, 어려운 일이 닥치면 숟가락 하나라도 보태던 삶의 방식이 두 글자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셈이다.

 

■ 고독의 시대, 다시 필요한 두 글자

 

오늘의 사회는 어느 때보다 연결돼 있지만 역설적으로 외롭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일하며, 화면 속 수많은 사람과 연결돼 있으면서도 마음을 나눌 한 사람을 찾지 못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세대와 지역, 계층 사이의 거리도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말이 어쩌면 다시 ‘우리’인지 모른다. 

‘당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라고 말하는 순간 외로운 사람에게는 이웃이 생기고, 사회의 문제에는 함께 풀어야 할 책임이 생긴다.

 

한류가 세계에 전해야 할 가장 아름다운 한국적 감성도 바로 여기에 있다. 

노래와 춤, 영화와 음식 너머에 있는 함께 살아가는 마음, 그것이 ‘우리’다. 

세계가 점점 개인화되고 단절되어 갈수록 이 평범한 두 글자는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갖는다.

 

‘나’에서 시작해 ‘너’를 지나 마침내 ‘우리’가 되는 것. 

어쩌면 그것이 한글이 세계에 건넬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인사인지도 모른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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