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저 출산율
"출산, 은행이 바꾸고 세계가 움직인다"
저출산 해법을 찾아 나선 한국 금융권의 실험
【산타뉴스-서울】 성 연주 기자

세계 최저 출산율. 대한민국은 지금 인구 절벽이라는 벼랑 끝에 서 있다. 하지만 그 절망의 끝에서 새로운 희망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출산 문제를 '기업과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는 변화, 바로 은행권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은행권, '출산 친화'를 넘어서 '출산 동반자'로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66명으로, OECD 국가 중 최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은행들은 실질적 제도 개선을 통해 직원들의 출산과 육아를 적극 지원하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
우리은행은 육아휴직 최대 2년 6개월, 배우자 출산휴가 20일, 난임치료비 연 500만 원, 난임휴가 6일을 실시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배우자 출산휴가 20일, 난임치료비 최대 1,000만 원을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출산경조금 대폭 인상, 실질적 경제 지원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롯데쇼핑과 협약, 출산 예정자·미취학 자녀 둔 임직원 대상 적금 우대금리·신용대출 금리 인하를 시행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직원이 출산과 육아를 걱정 없이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동반자 기업'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세계는 어떻게 출산율 위기를 돌파했나?
국가 출산율(2025 기준) 주요 특징 및 정책
이스라엘은출산율 2.9로 종교·가족 중심 문화
프랑스는출산율 1.66 로 가족수당·보육 인프라, 혼외출산 동일 혜택
스웨덴은 출산율 1.7로 남녀 모두 의무 육아휴직, 보육시설 확충
독일의 경우 출산율 1.5로 아동수당, 유급 육아휴직, 국공립 보육 확대하고 있다.
헝가리는 출산율 1.6 로 다자녀 가정 대출 탕감, 세금 감면을 하고 있다.
일본은 은 출산율 1.34로 '어린이 패스트트랙', 남성 육아휴직 장려하고 있다.
해외 주요국들은 일회성 현금 지원을 넘어, 장기적 제도와 사회 문화 개선에 힘을 쏟아왔다. 특히 남성 육아 참여와 안정적 주거·보육 인프라 확충이 출산율 반등에 핵심 역할을 했다.
현실의 벽: 은행권의 시도, 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기업의 자발적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은행권은 상대적으로 복지 여력이 있는 곳이다. 중소기업, 비정규직, 취약 계층까지 이런 변화가 확산되지 않는다면 한국 사회 전체의 출산율 개선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더라도, 경력 단절에 대한 근본적 두려움, 주거 불안, 교육비 부담 등 구조적 문제 해결 없이는 출산을 선택하기 어려운 현실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출산은 개인의 희생이 아니라, 사회의 선택이어야 한다”
우리은행에 근무하는 B씨(33)는 최근 둘째 아이를 출산했다. "회사 덕분에 육아휴직을 충분히 썼고, 복직 후에도 눈치 보지 않았다. 출산이 커리어의 끝이 아니라는 걸 직접 느꼈다."그러나 그는 "이런 혜택을 누리는 사람이 아직 소수라는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넘어야 할 벽도 많다
한국의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 기업, 사회가 함께 책임을 나눠야 한다. 은행권의 변화는 긍정적인 신호지만, 사회 전반으로 그 움직임이 확산되고, 실질적 제도 개선과 문화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출산은 개인의 부담을 넘어,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