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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간 하와이 한인들의 ‘영원한 주치의’, 서세모 박사

산타뉴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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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탁 한인들을 무료로 진료하다
고(故) 서세모 박사
고(故) 서세모 박사 [사진제공 재외동포청]

하와이 한인 사회의 건강과 희망을 지켜온 고(故) 서세모 박사가 ‘9월의 재외동포’로 선정됐다.

 재외동포청은 15일, 서 박사의 평생에 걸친 헌신을 기리며 그를 이달의 인물로 발표했다.
 

한인 이민자 곁에서 37년

 

서세모 박사는 1954년 세브란스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1972년 하와이로 건너가 하와이대 의대 소아과 교수로 재직했다. 이듬해 슈라이너 병원에 합류하면서부터 그는 언어와 문화 장벽으로 어려움을 겪던 한인 이민 1세대에게 따뜻한 의술을 펼쳤다.

의사로서의 전문성을 넘어, 그는 무의탁 한인들을 무료로 진료하며 삶의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특히 1986년 설립한 ‘서세모 클리닉’은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이들이 언제든 찾아와 건강을 돌볼 수 있는 든든한 쉼터였다. 무료 건강 세미나를 열어 한인 사회의 의료 지식 확산에도 기여했다.

 

한국과 하와이를 잇는 나눔

 

서 박사의 나눔은 국경을 초월했다. 한국 무의촌 지역을 직접 찾아가 병원 진료조차 받지 못하던 신체 장애 아동 100여 명을 자비로 하와이에 데려와 무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일은 지금도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남아 있다.

또한 평생 모은 의학 서적 1,500여 권을 포천 중문의과대학교에 기증하고, 모교인 연세 세브란스병원에도 기부금을 전달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교육과 연구를 잊지 않고, 자신의 시신을 하와이대 의대에 기증했다는 사실은 그의 의사로서의 소명을 잘 보여준다.

 

연구자이자 교육자로서의 발자취

 

학문적 열정 또한 남달랐다. 1972년 캐나다 토론토대에서 생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칼슘과 마그네슘 대사, 호르몬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로 학계에 기여했다. 국내에서는 골다공증 치료의 선구자로 꼽히는 장준섭 연세의대 명예교수를 비롯한 많은 후학들이 그의 지도를 받았다.

 

“영원히 기억될 헌신”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서세모 박사는 하와이 한인들의 영원한 주치의였다”며, “그의 헌신과 희생은 재외동포 사회의 자랑이자 후세가 길이 기억해야 할 유산”이라고 밝혔다.

 

하와이 땅에서 한인 이민자들의 곁을 지키며 의료 봉사를 이어온 서세모 박사. 그의 삶은 한 개인의 헌신이 어떻게 공동체 전체를 밝히는 등불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따뜻한 기록으로 남았다.

성연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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