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진단 / 칼럼
2025년 기준 우리나라 청소년의 40.1% 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해당하며,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4시간 15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인터넷 이용 시간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 크다. 특히 중학생의 위험군 비율이 40%로 가장 높았고,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지나친 의존은 단순한 습관의 문제를 넘어 신체, 정신, 사회적 건강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을 주기적으로 확인하지 못하면 불안하다'(56.5%), '배터리가 부족하면 초조함을 느낀다'(65.0%)고 응답했으며, 많은 수가 사용 후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스마트폰 번아웃'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장시간 사용으로 인한 거북목 증후군, 시력 저하, 수면 장애 등 신체적 문제와 함께, 우울, 불안 등 정신건강 악화 및 학업 성취도 저하가 주요 문제로 꼽히고 있다.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문제는 한국만의 고유 문제가 아니다.전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여러 국가에서 적극적인 규제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내년 3월부터 초·중·고등학교에서 수업 시간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 등을 포함해 교내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교육 목적 등 필요한 경우에만 예외를 두고 있다.
프랑스와 핀란드는 주로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부분적 금지를, 이탈리아와 네덜란드는 보다 포괄적인 제한을 시행 중에 있다. 특히 네덜란드의 경우 휴대전화 금지가 학생들의 집중력 향상에 긍정적 효과를 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하였다. 중국이 학교 내 휴대폰 사용을 엄격히 통제하는 가운데, 호주도 빅토리아주와 뉴사우스웨일스주를 중심으로 교내 사용 금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나라에서 스마트폰 사용 규제를 하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도 사사하는 바가 많다.
단순한 통제보다는 예방과 균형 잡힌 사용 습관에 중점을 둔 다양한 주체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정부에서는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스마트쉼센터 등 전문 기관을 통해 상담, 치유 캠프,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시행될 교내 휴대폰 사용 금지법에 더해, 학교 현장에서는 수업과 연계한 다양한 놀이 및 체험 활동을 확대하여 학생들이 스마트폰 이외의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정에서의 현명한 지도와 소통, 부모의 역할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녀와 대화를 통해 함께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정하는 것이다. ‘저녁 식사 시간과 취침 1시간 전에는 사용하지 않기', '공부하는 공간에서는 스마트폰을 멀리 두기' 등 실천 가능한 규칙을 세우고 함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자녀에게 다른 취미와 놀이를 제안하고, 따뜻한 관심과 소통으로 스마트폰이 아닌 현실에서 안정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근본적인 예방책이 될 것이다.
또한 학생 스스로의 인식과 실천, 사용 습관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스마트쉼센터 홈페이지 등에서 제공하는 자가 진단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자동으로 제한하는 앱을 활용하거나, 디지털 디톡스 시간을 갖는 등 스스로 사용을 조절하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규제와 통제만이 아닌, 디지털 시대에 건강하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으로 접근해야 한다. 국가의 정책적 지원, 학교의 교육적 개입, 가정의 따뜻한 관심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청소년 스스로가 스마트폰을 도구로 활용하며 삶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디지털 시민의식을 기르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