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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있어 주”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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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추운 겨울에도 곁에 있겠습니다
삶은 생각보다 길고 때로는 외롭다. 우리는 누군가의 손을 잡고 여기까지 왔고, 또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며 남은 길을 걸어갈 것이다.

항상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힘들 때 말없이 손 내밀어 주는 사람, 그 한 사람이 인생을 견디게 한다

 

살다 보면 나를 가장 많이 웃게 해준 사람보다, 내가 울고 있을 때 조용히 곁을 지켜준 사람이 더 오래 기억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젊은 날에는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이 행복인 줄 알았다. 함께 웃고 여행하며 시간을 보내는 일이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사람의 수보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내 곁에 남아 있는 한 사람, 그리고 나 역시 지켜주고 싶은 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임을 알게 된다.

 

곁에 있다는 것은 단순히 가까이 머무는 일이 아니다. 마음이 멀어질 만한 순간에도 등을 돌리지 않고, 상대의 침묵을 재촉하지 않으며, 다시 말을 꺼낼 때까지 기다려주는 일이다.

 

좋은 날보다 힘든 날, 곁에 남는 사람

 

사람의 진심은 좋은 날보다 어려운 날에 드러난다.

성공했을 때 박수를 보내는 사람은 많지만 실패했을 때 조용히 자리를 내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건강할 때 함께 걷는 사람은 많아도 병들었을 때 병원 의자에 앉아 기다려주는 사람은 드물다. 아무 말 없이 따뜻한 밥 한 끼를 건네고, 전화기 너머의 침묵을 재촉하지 않는 사람. 우리는 그런 사람을 ‘내 사람’이라고 부른다.

 

진정한 동행은 상대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리를 지키는 일이다. 눈물을 멈추게 하기보다 다 쏟아낼 때까지 기다리고, 넘어졌을 때 억지로 일으키기보다 다시 걸을 힘이 생길 때까지 곁에 앉아주는 것이다.

 

아픔을 없애줄 수는 없어도 혼자 감당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수는 있다. 그래서 진정한 위로는 말보다 존재에 가깝다.

 

사랑은 거창한 약속보다 ‘곁’이다

 

사랑은 특별한 날에만 증명되지 않는다. “밥은 먹었어?”라고 묻는 전화 한 통, 늦은 귀갓길을 걱정하는 문자, 아플 때 챙겨주는 약봉지, 속상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시간이 사랑의 모습이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약해진다. 그때 필요한 것은 세상을 바꿀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내 곁을 지켜주는 한 사람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좋은 사람을 기다리기보다 내가 먼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 더 아름다운 삶임을 알게 된다.

 

당신의 겨울에도 내가 있겠습니다

 

인생의 후반으로 갈수록 관계는 넓어지기보다 깊어져야 한다. 수백 명의 연락처보다 마음 놓고 전화할 수 있는 한 사람이 귀하고, 화려한 모임보다 말없이 차 한 잔 나눌 사람이 소중하다.

 

그래서 나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잘될 때만 찾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도 조용히 자리를 내어주는 사람. 세상이 당신을 오해해도 쉽게 판단하지 않는 사람. 봄날뿐 아니라 당신의 겨울에도 곁을 지키는 사람.

 

삶은 생각보다 길고, 때로는 외롭다. 우리는 누군가의 손을 잡으며 여기까지 왔고, 또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며 남은 길을 걸어갈 것이다.

 

그러니 소중한 사람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당신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당신이 그 길을 혼자 걷게 하지는 않겠습니다.”

항상 옆에 있어주는 사람.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남길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이름인지도 모른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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