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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승 지산그룹 이사, 대한적십자사에 1억 원 기부 약정

성연주 기자
입력
“아직 없는 가족의 이름으로”… 나눔을 삶의 출발점에 둔 선택
작년 2025년 9월에도 안성시에 1천만 원을 기탁했던 한재승 이사. [사진제공 안성시]
작년 2025년 9월에도 안성시에 1천만 원을 기탁했던 한재승 이사. [사진제공 안성시]

한재승 지산그룹 이사(33)가 지난해 11월, 대한적십자사에 1억 원 기부를 약정했다.
기부 명의는 자신의 이름이 아닌 ‘미래의 아내와 자녀’였다.


결혼이나 약혼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이 선택은 주변의 이목을 끌었다.
한 이사는 “기부를 나중의 결정이 아니라 삶의 기본값으로 두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 가족에게도 나눔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선택’이 아닌 ‘출발점’으로서의 기부


한 이사가 기부 방식을 고민한 이유는 분명했다.
기부를 경험하지 못하면, 언젠가 부담이나 갈등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일찍부터 책임과 자부심을 함께 느낀다면 지속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기부의 기쁨은 해보기 전에는 알기 어렵다”며
“그 감각을 미리 심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나눔을 보며 자란 환경


한 이사의 기부관은 성장 과정과 맞닿아 있다.
부친은 전국 물류기업 지산그룹을 창업한 한주식 회장이다.
한 이사는 “부모님의 기부와 봉사를 보며 자랐다”고 말했다.
지산그룹 오너 일가는 모두 대한적십자사 고액 기부자다.
가족 전체가 ‘기부 명문가’로 불리는 이유다.


열 살의 첫 기부, 그리고 기억


첫 기부는 열 살 때였다.
아버지 회사의 자판기를 직접 관리해 모은 수익을 인근 지적장애인 복지관에 모두 전달했다.
한 이사는 “돈이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과정을 처음 봤다”며 

“그 경험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고 했다.


멈췄던 시간, 다시 이어진 나눔


기부를 잠시 멈춰야 했던 시기도 있었다.
미국 유학 중 부모의 사업장에 큰 화재가 발생했다.
한 이사는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
임직원들의 헌신으로 회사는 재기했다.
이 경험은 ‘함께 버티는 조직’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조직 안에 뿌리내린 기부 문화


지산그룹에는 10년 넘게 이어진 사내 기부 문화가 있다.
임직원들이 각자 감당 가능한 금액을 모아 단체 기부를 한다.
강요는 없고, 참여 여부도 자율이다.
한 이사는 “작은 나눔이 조직의 신뢰를 만든다”며
“서로를 배려하는 분위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기부의 이유를 솔직하게 말하다


한 이사는 기부를 미화하지 않는다.
“타인을 위한 선의만으로는 오래가기 어렵다”고 말한다.
기부가 자신에게 주는 의미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부는 마음의 평화든, 책임감이든 분명한 보상을 준다”며
“그 사실을 숨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 ‘돈’ 대신 ‘길’을 남기고 싶다


한 이사는 먼 훗날 상속보다 사회 환원을 선택하겠다고 했다.
“재산을 남기기보다 방향을 남기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도움이 또 다른 도움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꿈꾼다.
그는 “누군가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아직 없는 가족에게 남긴 약속


이번 기부는 누군가를 대신한 선택이 아니다.
미래를 미리 당겨온 약속에 가깝다.
아직 얼굴도, 이름도 없는 가족에게
‘나눔은 당연한 삶’이라는 기준을 남겼다.
그 기준이 언젠가 또 다른 선택으로 이어질지,
한 이사는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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