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메디나, 하늘을 덮은 우산 속 ‘에어컨 시스템’

사우디아라비아 메디나의 예언자 모스크(Al-Masjid an-Nabawi) 광장에서는 거대한 꽃 모양의 차양 구조물이 강한 햇빛을 막아주는 것은 물론, 그 안에 탑재된 냉방 시스템으로 순례자들에게 시원한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 거대한 '움직이는 우산'은 단순한 그늘막을 넘어, 과학과 신앙, 기술과 전통이 공존하는 상징이 되고 있다.

자동 개폐 + 냉방 기능, 정교한 기계시스템의 집약체
더위는 막고, 바람은 흐르게…에어컨 없는 곳에서 가능한 냉각 기술
이 대형 우산들은 독일 기업이 설계한 첨단 시스템으로,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기능은 물론, 내부에는 냉풍이 흐를 수 있도록 설계된 환기 구조가 숨어 있다. 일부 기둥에서는 바닥이나 기둥을 통해 냉기를 분사하는 에어컨과 유사한 기능이 작동해, 체감 온도를 현저히 낮춰준다.
또한 우산 아래에는 특수 자외선 차단 섬유와 반사 기능이 있는 재질이 사용되어, 지면의 온도 상승을 억제하고 사람들의 체열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 덕분에 45도에 가까운 사막의 더위 속에서도 광장의 온도는 상대적으로 쾌적하게 유지된다.

건축과 공조기술의 결합, ‘믿음의 공간’에 과학을 더하다
순례자의 안전과 편의성까지 고려된 미래형 성지 디자인
이 구조물은 하루 수십만 명에 이르는 방문자들의 동선을 고려해 설계되었으며, 일조량과 바람의 방향에 따라 자동으로 접히거나 펴진다. 밤이 되면 내부 조명으로 광장을 은은하게 밝히며, 위에서 보면 거대한 꽃잎들이 펼쳐진 듯한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순례자들은 “단순한 우산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리는 축복 같다”며 편안함과 감동을 동시에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사우디가 보여주는 신앙 + 기술의 미래 비전
이슬람 성지의 변화는 아직 진행 중…지속 가능한 공간 조성도 목표
사우디 정부는 미래형 성지 공간 조성을 위해 지속적인 기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냉방 시스템을 넘어, 태양광 발전과 물순환 시스템을 결합한 생태 건축도 연구 중이다. 이 모든 혁신은 신앙과 첨단 기술이 함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한다.
메디나의 거대한 우산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다. 그것은 '더 나은 쉼'을 위한 설계이며, 과거와 미래가 맞닿는 믿음의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