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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노년은 우리 사회의 품격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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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는 사치가 아니라 건강이다
초고령사회 대한민국의 다음 과제는 더 많은 요양 시설이 아니라 더 많은 배움의 공간, 문화의 공간, 만남의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시간은 많은데 갈 곳이 없어

 

초고령사회, 노인 여가시설 확대가 시급하다

 

 

[편집자 주]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이제 노인 정책은 단순한 복지 지원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특히 은퇴 후 가장 큰 고민으로 떠오른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산타뉴스는 노인 여가시설의 현실과 개선 방향을 살펴 봅니다.


 

늘어난 수명, 비어 있는 하루

 

“돈보다 시간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갈 곳이 없습니다.”

경기도의 한 70대 어르신은 은퇴 후 가장 힘든 점으로 ‘무료한 시간’을 꼽았다. 

평균수명이 80세를 훌쩍 넘긴 오늘날, 

은퇴 이후 20~30년의 삶은 더 이상 ‘여생’이 아니라 또 하나의 인생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많은 노인들은 집과 공원, 병원만 오가는 단조로운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경로당은 친목 중심의 기능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복지관은 이용 인원에 비해 시설이 부족하다. 문화센터나 체육시설은 비용 부담이나 접근성 문제로 쉽게 이용하기 어렵다. 

늘어난 시간만큼 삶의 공간도 함께 넓어져야 하지만, 사회의 준비는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

 

여가는 사치가 아니라 건강

 

전문가들은 노년의 여가활동을 단순한 취미생활이 아니라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사회적 처방으로 본다. 

규칙적인 운동과 독서, 문화예술 활동, 자원봉사, 평생교육은 우울증과 치매 예방은 물론 

신체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실제로 복지관에서 악기 연주를 배우거나 미술, 스마트폰 교육, 외국어 강좌 등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은 사회적 관계가 넓어지고 삶의 만족도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배우고, 만나고, 꿈꿀 때 가장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다.

 

‘쉬는 공간’에서 ‘성장하는 공간’으로

 

앞으로의 노인 여가시설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장소가 아니라 

새로운 배움과 사회참여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

 

AI와 스마트기기 교육, 건강관리 프로그램, 인문학 강좌, 음악과 미술 활동, 여행과 걷기 모임, 세대공감 프로그램 등을 지역별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은퇴한 전문인들이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재능기부 프로그램과 

청년·어르신이 함께하는 멘토링 활동도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

 

특히 도서관과 문화센터, 학교, 공공체육시설 등을 연계해 ‘생활권 여가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적은 예산으로도 훨씬 많은 어르신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행복한 노년은 사회의 품격

 

노인의 행복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활기찬 노년은 의료비 절감과 사회적 고립 예방, 

지역 공동체 활성화로 이어지는 중요한 사회적 자산이다.

 

우리 사회는 이제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어떻게 행복하게 사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노인들이 갈 곳이 많아질수록 외로움은 줄어들고, 건강은 늘어나며, 삶의 활력은 커질 것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그러나 그 시간을 의미 있게 채울 수 있는 기회는 사회가 만들어야 한다. 

초고령사회 대한민국의 다음 과제는 더 많은 요양시설이 아니라, 

더 많은 배움의 공간, 문화의 공간, 만남의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노인들이 “시간은 많은데 갈 곳이 없다”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는 사회, 

그것이 진정한 선진 복지국가의 모습일 것이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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