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특집 | 청춘이여 일어나라 3

[산타뉴스 청년특집③]
다시 세상으로 — 일자리보다 먼저 필요한 ‘관계의 회복’
편집자 주
고립·은둔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취업 알선만이 아입니다. 무너진 생활을 회복하고 사람에 대한 신뢰를 되찾으며,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번 마지막 회에서는 청년이 다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합니다.
찾아가는 손길로
고립된 청년에게 지원기관을 직접 찾아오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픈 사람에게 혼자 병원을 찾아가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전화 통화조차 부담스러운 청년에게는 익명 온라인 상담이나 문자,
가족을 통한 간접 접촉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가족 상담도 중요하다. 부모가 불안한 마음에 “언제까지 이렇게 살 것이냐”고 다그치면
자녀는 더욱 방문을 닫는다.
가족에게 기다리는 법과 대화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부모의 심리적 소진도 함께 돌봐야 한다.
정부는 온라인 발굴과 초기 상담, 일상 회복, 가족 지원, 사회관계 형성, 교육·일자리 연계를 포함한 단계별 지원 방향을 마련했다.
고립을 예방하기 위해 학교와 구직 과정에서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는 정책도 추진됐다.
회복은 작은 외출에서 시작
회복의 첫 목표를 취업으로 설정해서는 안 된다.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씻고 식사하는 일, 집 앞을 걷거나 지원센터를 한 번 방문하는 일도 중요한 변화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또래와 소규모로 만나 요리와 운동, 문화 활동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청년은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씩 줄일 수 있다.
2024년 문을 연 청년미래센터 시범사업 참여자들은 단기간이지만 은둔 정도가 낮아지고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변화를 보였다.
연구진은 전담 인력의 지속적인 지지와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또래와의 만남이 회복 과정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회복이 단순한 취업 성과가 아니라 ‘밖으로 나갈 이유’와 ‘연결된 사람’을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계형 일자리와 실패할 권리
일자리 지원도 일반 청년 정책과 달라야 한다.
하루 8시간 근무나 경쟁적인 직장에 곧바로 투입하기보다 주 1~2회, 하루 몇 시간부터 시작하는 단계형 일자리가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과 공공기관, 지역 상점과 협력해 업무 강도를 조절하고 중도에 쉬더라도 다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도 청년을 단순한 채용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사회공헌 차원에서 회복형 인턴십과 멘토링, 직무 체험을 제공할 수 있다.
채용 실적보다 청년이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되찾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 청년을 위한 지역 공동체
현재의 지원은 지역에 따라 접근성과 프로그램의 차이가 크다.
청년이 어디에 살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전담기관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복지·고용·정신건강·주거 지원을 한곳에서 연계해야 한다.
한 명의 사례관리자가 오랜 기간 청년 곁을 지키는 체계도 필요하다.
고립·은둔은 청년 혼자 만든 감옥이 아니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경쟁사회와 불안정한 일자리, 무너진 공동체가 함께 만든 벽이다.
그 벽을 허무는 책임 역시 사회 전체에 있다.
청년이 방문을 열고 한 걸음 밖으로 나왔을 때,
우리는 “이제 취업하라”고 재촉하기보다 “잘 나왔다”고 말해줘야 한다.
기다려 주는 사람과 다시 시작할 기회가 있다면 은둔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향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