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뉴스/오늘 산타
오늘의 산타

“내 재산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것”… 94세 할리우드 배우, 4억 달러 전액 기부

성연주 기자
입력
하루 15달러로 살아온 노배우의 마지막 선택, 2천 가구에 ‘조건 없는’ 희망 남기다
클린턴 이스트우드 [사진제공 나무위키]

94세의 한 할리우드 전설이 최근 미국 자택에서 공개한 유언장에서 약 4억 달러(약 5,400억 원)의 전 재산을 도움이 필요한 2,000가구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평생 검소한 생활로 유명했던 그는 생전에도 하루 15달러 이하의 비용으로 생활하며 사치품을 일절 갖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우는 오랜 세월 헬리콥터, 개인 비행기 등 호화 자산을 동경하지 않았고, 주변 지인에게도 “내가 가진 건 결국 잠시 맡아둔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유언장을 작성한 시점은 올해 초로, 관계자들은 “그는 이 선택이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책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의 삶에는 늘 회한이 있었다. 영상 속에서 그는 노쇠한 얼굴로 “누군가를 돕지 못한 채, 나는 실패한 인생을 산 거야”라고 말한다. 성공한 영화 경력을 지녔음에도, 그는 오히려 “가장 값진 순간은 누군가를 살린 순간일 것”이라며 자책을 이어갔다. 주변에서는 이러한 심정이 ‘전 재산 기부’라는 결단의 직접적 배경이 되었다고 말한다.

 

기부금은 미국 내 저소득·취약계층 가구 약 2,000곳에 어떤 조건도 없이 전달될 예정이다. 생계비, 치료비, 교육 지원 등 사용처는 수혜 가정의 자율에 맡긴다. 재단 관계자는 “그는 ‘돈은 나보다 더 절실한 사람에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검소한 삶 역시 널리 회자된다. 유명 배우였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했고, 오래된 차와 작은 집에서 평생을 보냈다. 번 돈의 대부분을 남 몰래 기부해왔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지인들은 “명예보다 책임을 더 중시한 사람”이라고 기억한다.

 

말년에 남긴 그의 말처럼 이번 기부는 거창한 철학이 아닌, 한 인간의 후회와 배려에서 출발한 결정이다. 성공보다 선의를 택한 그의 선택은 “무엇이 남는 삶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의 마지막 선택은 거창한 영웅담이 아니라, 늦은 깨달음도 누군가에게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증명이다.
우리는 가진 것이 적어도 누군가에게는 따뜻함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확인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향해 손을 내민 그의 결단은 한 해의 끝을 지나는 우리에게 조용한 숙제를 남긴다.
기부는 돈의 크기가 아니라 마음의 방향이라는 사실을 다시 새긴다.
그리고 산타는 오늘도, 누군가의 삶에 작은 빛을 전하는 일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되새긴다.

성연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