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특집 | 청춘이여 일어나라 2

[산타뉴스 청년특집②]
30년 먼저 겪은 일본 ‘히키코모리’ — 한국에 보내는 경고
편집자 주
일본은 1990년대부터 장기간 집이나 방에 머물며 사회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히키코모리’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청년 문제로 여겼지만 충분한 대응이 늦어지면서 은둔 당사자와 부모가 함께 고령화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일본의 경험은 지금 우리 사회에 중요한 경고를 던지고 있습니다.
산타뉴스에서는 청년특집 두 번 째로 일본의 사례를 통해 우리 청년의 문제를 살펴 보겠습니다.
청년 문제가 중장년 문제로
일본의 히키코모리는 장기불황과 취업난, 획일적인 교육과 고용문화 속에서 본격적으로 사회문제가 됐다.
학교나 직장에서 한 번 이탈한 사람이 다시 진입하기 어려운 사회구조도 은둔 장기화에 영향을 미쳤다.
일본 정부 조사에서는 2015년 15~39세 히키코모리가 약 54만 명, 2018년 40~64세가 약 61만 명으로 추산됐다.
2022년 조사에서는 15~69세 인구 가운데 약 146만 명이 히키코모리 상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조사 대상과 기준에는 차이가 있지만 은둔이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부모는 여든, 자녀는 쉰 살
일본에서는 80대 부모가 50대 은둔 자녀를 부양하는 이른바 ‘8050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부모의 연금에 의존해 생활하던 자녀가 부모의 질병이나 사망 이후 생계와 주거를 동시에 잃는 사례도 나타났다.
은둔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회생활 경험은 줄고 건강은 악화된다.
가족은 문제를 외부에 알리는 것을 부끄러워해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
결국 부모와 자녀가 함께 고립되는 ‘고립의 가족화’가 진행된다.
일본은 상담창구와 지역지원센터, 방문 상담, 서포터 파견과 자립 지원 등을 운영해 왔지만
당사자가 센터를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취업 위주 정책의 한계
은둔 청년을 곧바로 취업시장에 진입시키려는 접근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오랜 고립으로 대화와 외출 자체가 어려운 사람에게 이력서 작성과 면접 준비부터 요구하면
또 다른 좌절을 안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험은 회복에 단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먼저 온라인이나 편지, 가족 상담을 통해 접촉하고, 이후 방문 상담과 소규모 모임으로 연결해야 한다.
식사와 수면 등 일상 회복을 돕고 그다음 교육과 훈련, 단시간 일자리로 이동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국에는 아직 시간이 있다
우리 정부는 2024년부터 고립·은둔 청년을 온라인으로 발굴하고 전담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관련 사업이 일부 지역의 시범사업에 머물거나 기관별로 분절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사업의 연계, 지원 대상과 전달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30년은 고립을 방치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보여준다.
오늘의 은둔 청년이 20년 뒤 중장년 은둔자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개인의 방문 앞에서 기다리는 복지를 넘어, 사회가 먼저 찾아가는 복지로 전환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