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아보려 했는데 자꾸 생각난다”…93세 아버지의 양념통닭 한마디에 화답한 페리카나

93세 아버지가 막내딸에게 전화를 걸어 양념통닭이 먹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자식들에게 좀처럼 부탁하지 않던 아버지가 어렵게 꺼낸 한마디였다. 이 사연은 온라인에서 120만 회 넘게 조회됐고, 치킨업체 페리카나도 아버지에게 치킨 쿠폰을 보내기로 했다.
사연은 최근 한 네티즌이 스레드에 아버지와 나눈 전화 통화 내용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막내냐. 네가 지난번에 사다 준 양념통닭 있지 않니. 그게 먹고 싶어서 자꾸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 참아보려고 했는데 자꾸 생각이 난다.”
딸은 곧바로 “금방 시켜 드릴게요. 30분만 기다리세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짧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딸은 치킨을 주문하며 한참을 울었다고 했다. 먹고 싶은 음식 하나를 부탁하기까지 아버지가 얼마나 망설였을지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족에게는 오랜 사정이 있었다. 15년 전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진 뒤 6남매는 당번을 정해 매주 시골집을 찾기 시작했다. 5년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남매들은 그 약속을 이어가며 혼자 지내는 아버지를 살폈다.
최근 아버지는 넘어져 다리를 다친 뒤 입맛까지 잃었다. 6남매는 아버지가 조금이라도 더 드실 수 있도록 여러 음식을 챙기고 있었다.
그런 아버지가 먼저 찾은 음식이 양념통닭이었다. 딸에게는 음식 이름보다 “미안하다”는 말이 더 크게 남았다. 평생 자식들에게 부탁하는 일이 드물었던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배달 과정에서도 작은 배려가 더해졌다. 딸은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를 위해 치킨을 거실까지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배달원은 이를 받아들였고 배달을 마친 뒤 딸에게 확인 전화까지 했다.
딸은 홈캠을 통해 배달원이 아버지에게 “따님이 두 마리 보내셨다”고 큰소리로 알려주는 모습도 지켜봤다.
이 이야기가 퍼지면서 게시물은 15일 기준 조회수 120만 회를 넘어섰다. 자신의 부모를 떠올렸다는 반응도 잇따랐다.
사연 속 치킨업체 페리카나도 직접 화답했다. 페리카나는 가족을 위해 살아온 아버지가 치킨 한 마리를 먹고 싶어 오랫동안 망설였을 모습을 떠올렸다며, 다음에 또 생각날 때 편하게 드실 수 있도록 작은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업체는 아버지에게 우편으로 치킨 쿠폰을 보내기로 했다. 오랜 세월 가족이 함께 먹던 음식이자 다시 찾고 싶은 맛으로 기억해 준 데 대한 감사의 뜻도 전했다.
딸은 15일 추가 글을 올렸다. 이번 주말 큰언니의 당번에 맞춰 자신도 다시 시골집에 내려가 아버지에게 쿠폰을 보여드리고 양념통닭을 포장해 드릴 계획이라고 했다.
쿠폰은 아버지에게만 쓰이지 않는다. 시골집 근처에는 연로한 어르신들이 사는 집이 몇 가구 있다. 딸은 페리카나가 보내준 쿠폰으로 양념치킨을 마련해 이웃 어르신들과 함께 나눌 생각이라고 밝혔다.
6남매가 챙겨온 아버지의 한 끼가 이번에는 동네 어르신들의 식탁으로 넓어지는 셈이다.
딸은 “6남매가 그만 사 오라고 할 때까지 아버지께 계속 사드릴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93세 아버지에게 이번 주말, 다시 양념통닭은 배달된다.
